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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풀풀 Apr 23. 2022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가능성 바라보기

겨울왕국을 보다가

딸들이 정말 좋아하는 겨울왕국을 틀었다. 벌써 몇 번째인지. OST를 줄줄 외는 딸아이들을 보면서 '30분은 좀 쉴 수 있겠다.' 숨을 내쉬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은 엘사와 안나다. 나의 상황에 따라 영화에서 포인트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참 다른데, 오늘은 '아이의 재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엘사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소녀다. 엘사가 어리고 그 힘이 다 자라지 않았을 때는 눈놀이를 하는 정도의 재미난 매직에 불과했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생기고, 엘사의 마법의 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은 주변의 조언과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

마법을 향한 두려움이 엘사를 파괴할 거라고 말하는 트롤은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다. 엘사의 마법의 힘을 그 전에도 고민했던 왕과 왕비는 '들키지 않기, 통제하기'로 엘사에게 가르친다. '즐거운 놀이'로 마법을 대하던 엘사는 '파괴하는 힘'으로 자신의 능력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사건들이 벌어진다.


60개월을 지나 즐거운 여섯 살을 보내는 두 딸을 바라보면 양가감정이 든다.

자유분방한 두 딸의 능력이 참 멋지고 대단해 보이다가도, 그 부분만 너무 발전되면 다른 영역이 뒤쳐져서 아이의 인생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정말 예뻐서 행복한 마음.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하는 두려운 마음. 있는 그대로 참 사랑스러운 두 딸의 지금 모습에 두려움의 프레임을 덮어 씌운다.

'지금은 괜찮지만, 이것이 더 부족한 것 같아. 이런 부분을 더 채워줘야지. 그러지 않으면 안 돼.'


엘사의 부모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얼음을 만드는 엘사의 능력이 대단하고 멋지면서도,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안타까운 마음.

눈부시게 아름다운 딸이지만,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

'두려움이 파괴시킬 것이다'란 조언을 들었음에도 지금의 두려움을 직시하지 못하고, 미래를 통제하여 두려움의 요인을 없애려고 하는 어리석음.


엘사의 마법의 힘을 향한 두려움은 부모 내면의 두려움이었다. 과거와 연결된 두려움, 미지의 것을 향한 두려움. 이는 곧 겨울왕국 2에서 엘사의 조부모의 두려움이기도 하다.


아이의 반짝임을 바라보면서도 불안한 내 마음은 '나의 내면의 불안이고 두려움'이다. 알 수 없는 아이의 미래를 열린 가능성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과거의 내가 놓쳐버린 것들로 인한 후회와 불안으로 아이의 미래를 점철시킨다. 과거의 나에게 부족했던 것들을 지금의 아이에게 채워주기 위해 현재를 두려움으로 통제한다. 인지하고 있는 과거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왜곡된 무의식과 전의식의 감정에 의존한 수면 위의 기억들에 매달려 '두려움, 불안'이란 같은 감정의 행동을 저질러버린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 이전에 부모의 감정을 먼저 읽는다. 책을 읽어주는 같은 행동일지라도 '읽지 않으면 바보가 될 거야'라는 두려움을 가져가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즐기는 거야'란 성취감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부모의 행동은 같지만 마음이 다르기에, 아이를 통해 발현되는 모습은 모두 다르다.




'불안은 불안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엘사의 마법의 힘을 향한 부모의 불안은 엘사의 불안으로 이어졌다.

참 다행스럽게도, 디즈니의 드라마틱한 사랑의 힘으로 엘사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힘을 깨달았다. 엘사의 능력은 눈부시게 발현되었다.


내 아이를 향한 나의 마음은 어떤가 생각한다.

아이의 고유한 특성을 불안으로 받아들이는지, 가능성으로 바라보는지.

나의 시선을 점검해본다.


디즈니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에게도 일어날 것인가.

부모로서 먼저 보여주어야 할 사랑의 힘은 무엇인가.

'자신의 힘을 마음껏 펼치며 아름다운 성을 창조해내는 엘사'가 '아렌델 왕국의 백성들과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엘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든 힘은 무언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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