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읽어내는 이야기들
2016년 가을에 어울리는 드라마가 있었다.
불륜을 아름답게 포장했다고 비난을 받기도, 작품성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사랑을 받기도 한 작품이다.
공항 가는 길
외로울 때면 이 드라마를 챙겨본다.
드라마를 다 보지는 못해도 OST를 무한반복한다.
결혼 연수가 10년이 다 되어가니 드라마가 더 와닿는다.
왜 이런 드라마가 나왔는지, 주인공들의 배치는 왜 그런지 이해가 된다.
선도 악도 없는 드라마 속 세상.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는 합법적인 곳.
드라마 속 서도우는 현실에 없다.
드라마 속 최수아도 현실에 없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아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불륜을 조장한다는 생각 또한 들지 않는다.
현실은 저것과 다르니, 소설 속 이야기에 불과하다.
노래를 듣고 들으며 생각했다.
내가 나를 묶어야지.
지금 여기에 나를 묶어야지.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또 다른 매듭이 엮이고 나는 또 살아지겠지.
누구나 그렇게 스러지듯 힘든 날도 있지.
지나면 또 괜찮아지고, 시원한 바람에 숨이 쉬어지는 때도 있지.
하늘하늘한 김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살을 빼야지.
좀 하늘하늘해지면 저런 사랑을 꿈꿀 수 있으려나?
결론은,
드라마로 위로받고
여기에 나를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