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로운 풀풀 Jan 04. 2023

아이들의 진급, 빈 교실에서

2022학년도 종업식을 마치고

방학식, 종업식이다.

조금 늦은 방학식이지만 조금 이른 종업식이다.

아이들은 긴 겨울방학이 마치고 돌아오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한 교실에 간다.


6년 만의 복직, 워킹맘 1년 차.

가정에서도 서투른 엄마였지만, 학급에서도 서투른 교사였으리라.

난 아직 나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못한다.

먼저 인생을 살아 아이들 곁에 머무르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칭하기엔 난 여전히 미숙하고 어설프다.


방금, 아이들을 보내고 빈 책상을 바라보다가 섭섭함이 밀려왔다.

조금 더 사랑한다고 표현할걸.

조금 더 미안하다고 말할걸.

조금 더 고맙다고 이야기할걸.

학기 중에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일과를 보낼 때는 인성과 학습에 몰두하느라 미처 하지 못한 애정 어린 표현들이 두고두고 아쉽다.

아이들의 미숙한 감정 표현과 거친 언행을 조금 더 너른 시선으로 바라봐주어야 했던 건 아닌가 지나버린 순간들이 못내 안타깝다. 


이 마음 꼭 기억하고,

다음 해에 만날 아이들에겐 더 여유롭고 융통성 있는 교사가 되도록 해야지.


얘들아, 한 해 동안 정말 즐겁고 고마웠어.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멋진 아이로 자라나는 너희를 응원해.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들의 서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