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너를 믿어, 그래야 아이를 믿지.

존재를 향한 믿음

by 자유로운 풀풀

믿는다는 건 무엇일까?

난 나를 믿어본 적이 없다.

믿지 못했기에 의심했다. 과연? 이란 물음표를 뒤에 붙였다.

의심하고, 점검하고, 비판하는 것은 오래된 습관이다.


아이가 태어나고도 그랬다.

나를 믿지 못했기에 아이를 믿지 않았다.

아이는 모르는 것 투성이이니 엄마가 가르쳐줘야 한다 믿었다.

육아서를 펼쳤고, 강의를 들었다.

더 알고 알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알면 알수록 물음표는 늘 붙었다.

저마다 말이 달랐다.

토익 만점을 향한 비법들은 비슷비슷한데, 아이를 잘 키우는 비법들은 하나같이 제각각이었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의심스러웠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선택할 수 없었다.


자주 가는 카페에서 육아 멘토 중 한 분의 아이가 한라산 등반을 했다는 글을 읽었다.

1000미터, 1100미터,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인증 사진.

"엄마, 사랑해."의 한 마디.

험난한 여정이지만, 아이는 고비를 잘 넘기고 정상에 도착했다.

스스로 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달성했다.

자신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준 엄마에게 따뜻한 사랑고백을 날리며.


난 글을 다 읽고, 한참을 울었다.

아이의 자신에게 보내는 믿음과 엄마가 아이에게 보내는 믿음이 너무나도 가슴 벅찼다.




살면서 정확한 것은 없다.

삶은 물음표의 연속이고, 짙은 안개를 헤치며 나아가는 나만 존재할 뿐이다.

감각으로 실재하는 나의 실체만을 믿고 나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존재를 흔든다.

멈추기도 하고, 나아가기도 한다.

믿음으로 멈추기도 하고, 믿음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믿는다는 건 무엇일까?

정답 없는 현실 속에 나라는 존재가 잘 살아가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 것. 이것이 믿음이다.


아이를 믿는다는 건 무엇일까?

정답 없는 삶의 다양한 모습들 중, 내 아이가 자신의 고유함으로 잘 살아가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 것.

나의 경험과 다른 아이의 모습일지라도, 아이의 눈빛과 마음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부모의 마음을 붙잡는 것.

아이를 의심하기 전에 나의 마음을 맑은 유리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는 것.


어떤 스승님에게 물었다.

"자연스러운 배움, 놀면서 알아간다는 것. 전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스승님은 이렇게 답해주셨다.

"먼저 너를 믿어. 그래야 아이를 믿지."


나를 향한 믿음.

존재하는 나를 신뢰하는 것.

나를 믿고 아이를 믿는 선택을 하는 하루가 되길,

나와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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