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1회 차,할만하네?
주 3회 30분 달리기의 기록
남편의 끈질긴 설득에 주 3회 30분 달리기를 하기로 결심한 그날. 토요일 저녁 8시 40분, 육퇴 전. 남편은 내 등을 떠밀었다.
"지금 달리고 올래?"
"지금? 오늘부터 당장?"
"응, 바람 쐬고 와."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보다 육아 연장이 더 쉽게 느껴지다니. 애들이랑 두 시간을 더 보내는 것이 30분을 달리고 오는 것보다 가볍게 여겨지다니. 현관문을 나서기가 이렇게까지 싫다니.
하기 싫은 이유가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애들이 날 찾으면 어쩌지? 육아를 해야지 운동이 웬 말이야. 저기요 애기 엄마, 애부터 보세요. 그거 한다고 살 안 빠져요. 달리고 오면 더 피곤해서 짜증만 날걸? 무슨 부귀영화를 백세까지 누리겠다고 달리러 나가는 거야. 그냥 편하게 살자.
완벽한 내일의 내가 속삭였다.
내일부터 하자. 내일 남편 쉬잖아. 그때 가볍게 풀장전하고 가는 거 어때? 오늘 너무 피곤했어. 좀 쉬어도 돼. 오늘도 애썼어. 애들 자고 나면 찬 물 쭉 들이켜고 자자. 그것도 개운할걸?
아,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이 상태로 그냥 잠들어버리면 잠들기 전까지 이불 킥을 할 게 뻔했다.
그냥 가자.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도톰한 스포츠 양말을 신었다. 허리에 가방을 두르고 남편에게 물었다.
"달리는데, 이거 차고 뛰어도 될까? 핸드폰, 차키 챙겨야 되는데. 주머니 있는 바지가 없어."
"응, 괜찮아."
남편은 가방 끈을 단단히 조여주었다. 아, 친절한 남편님. 아흑. ㅠㅠ
아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얘들아, 엄마 30분만 나갔다 올게. 엄마 갔다 오면 같이 자자!"
"응, 잘 다녀와~! 깔깔깔"
참 재미나게 노는 아이들. 왜 엄마를 잡아주지 않는 거니. 따쉬.
차를 타고 운동장에 도착했다. 엉망인 마음으로 주차를 하니, 작은 경차가 주차라인을 마구 넘어선다. 씩씩거리며 겨우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운동장으로 걸어가 시계를 봤다. 8시 52분.
5분 걷고, 5분 달리고, 3분 걷고, 5분 달리고, 5분 걷기.
23분의 움직임을 30분으로 잘못 계산할 만큼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걷기 시작!
달리기 시작!
걷기 휴식!
달리기 시작!
두 번째 5분 달리기를 하는데 힘들지가 않았다. 헉헉 거리며 숨이 가쁘고, 쓰러지고 싶을 만큼 힘들어야만 했는데, 몸이 그렇지 않았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쉴 수 있었다. 흡흡 흡흡 후후후후 규칙적인 호흡이라니!
경직되는 어깨에 힘을 빼고, 과하게 들어 올리려는 무릎을 진정시켰다. 빠르게 걷기와 다름없는 속도일지라도, 뛰는 것이었다. 발바닥이 운동장을 스치듯 움직여도, 뛰고 있는 것이었다. 걷는 것보다 가볍게, 빠르게 움직이는 것. 딱 거기까지 움직였다.
5분이 끝났다. 더 뛸 수 있었다. 에너지가 남은 듯했다. '조금만 더'를 외치는 욕망을 진정시켰다.
첫날이니 여기까지만.
5분 걷기로 워킹인 듯 러닝인 듯 운동을 마무리했다.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가는데, 왼발이 후들거렸다.
"오, 운동이 된 거야!"
집 앞에 주차를 하고 보도 블록 위에 섰다. 고요한 밤하늘, 선선한 바람, 아무도 없는 공간. 스트레칭 하기에 딱이었다. 허리를 숙여 발목을 붙잡고 다리 뒷근육의 미세한 떨림을 만끽했다. 모세혈관 한 끝 한 끝마다 피가 찌릿찌릿 통하는 느낌이라니.
주 3회, 30분 달리기. 할 만 한데?
기록으로 남기며 세 달 동안 꾸준히 해보고 싶어 졌다.
매일매일이 아닌 주 3회.
1시간이 아닌 30분.
과하지도 덜하지 않게, 딱 그만큼.
기대되는 군.
나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