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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Jul 03. 2022

강박과 열정 사이

영어공부의 최적점을 찾아서 2

어떤 영역에서든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싶다면 현재의 능력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1]


강박적으로 무언가에 몰두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기술이나 지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병리적인 강박증과 이런 강박 모두 불안이나 결핍감을 완화하고 통제감을 얻기 위함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후자의 경우에는 열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합당해 보입니다.


며칠 전에 들었던 팟캐스트 에피소드에서 강박과 열정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긍정적 정서의 유무와 유연성을 들더군요. 스스로가 지닌 모든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쏟아붓는 일에서 충족감을 경험한다면, 그리고 힘을 쏟는 것과 빼는 것의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 열정이라는 것이죠. 이와 다르게 강박은 일시적으로 불안을 완화한다 하더라도 보다 장기적으로는 불안을 더 크게 만들고, 무엇보다 계속 힘이 들어간 상태에 가까워서 번아웃되기도 쉽습니다.


나에게 외국어는 계속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다음 단계로 상승되는 것이 아니다.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허들을 넘고 다음 계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2]


영어공부에서 임계치를 넘어 다음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꾸준히만 해서는 발전이 없고, 특정 기간 동안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간신히 다음 단계에 도달한다는 것인데,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얘기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틈나는 대로 영어와 함께 합니다. 대략적으로 리스닝 40~50분, 리딩 10~30분, 말하기 20~30분 정도는 주중 날마다 투자합니다. 영어공부 워밍업이나 인증을 위한 부수적 시간까지 포함하면 주중 매일 2시간 가량입니다. 요즘에는 거의 자정에 일이 마무리될 때가 많은데 끝나고 저녁 1시까지 그 날의 암기나 말하기, 작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정해진 루틴을 강박적으로 사수하는 편이라 아무리 피곤해도 그 날 일은 그 날 끝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유연함 없이 계속 힘이 들어가니 피곤할 때가 많고 영어공부의 효율도 좋지 않다고 느낍니다. 학습에서 적당량의 스트레스는 필수적이지만, 지나치면 학습이 안 되고 몸만 축나는 듯해요.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영어공부는 재미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전제와도 상충됩니다. 지금처럼 일이 많은 시기에는 힘을 좀 빼야 하나 싶기도 하고, 강박을 다시 열정으로 변모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3] 적당히 괴로우면서도 지속 가능한 영어공부 방식을 찾는 것이 영어공부 목표 달성의 핵심인 것 같아요.  




[1]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헨리 뢰디거 외

[2] 영어공부 전략 2탄

[3] 영어공부의 최적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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