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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Aug 09. 2022

Building a Second Brain 서평

by Tiago Forte

부제: A Proven Method to Organise Your Digital Life and Unlock Your Creative Potential




이 책은 정보를 취사선택 및 요약하여 조직화한 후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개인 지식관리 방법을 논합니다.


취사선택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그 중 어떤 정보를 택하고 어떤 정보를 무시해야 할까요. 저자는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하는데 핵심은 그 순간 마음을 울리는 정보라면 어떤 것이든 일단 저장하라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저장된 정보 중 필요 없는 것은 주기적 리뷰 과정에서 지우면 되니까요.


저장할 때 핵심은 미래의 내가 이 정보를 다시 볼 때 가치 있다고 여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가치 있게 여길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이해하기 쉽게 요점만 적으라는 것입니다.[^1]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금 당장 가치 있어 보인다 하더라도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일단 정보를 저장하되 최대한 간결하게 요점만 적어서 나중에 다시 볼 때 그 정보를 버릴지 말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저자는 점진적 요약(progressive summarization) 방식에 한 챕터를 할애하여 설명합니다. 전체 내용 중 중요한 부분에 볼드 표시로 일차적인 선별을 하고, 다시 볼드 표시된 부분 중 중요한 내용에 하이라이트함으로써 전제 내용의 정수를 추출하는 요약 과정입니다. 임원 앞에서 사업 내용을 보고할 때 장황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없겠죠. 미래의 나를 임원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정보의 핵심만 간추리는 것이 추후 정보 접근성을 높입니다.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주기적으로 모아둔 정보를 버리는 것입니다. 저자는 주간 리뷰나 월간 리뷰와 같은 주기적 리뷰 과정을 통해서 저장해 둔 정보 전체를 빠르게 훑어보면서 살릴 것은 살리고 버릴 것은 버리는 과정이 정보의 쓰레기더미에서 허우적대지 않을 수 있게 하는 필수 과정이라고 봅니다.[^2] 아무리 유용한 정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고, 여전히 유용하다 하더라도 축적된 정보가 너무 많아서 찾기 어렵게 되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에 주기적으로 리뷰를 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필요한 정보만 '작업대' 위에 올라오게 하는 것이 정보를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조직화


정보를 잘 요약하고 필요한 것만 남겨 놓았다 하더라도, 전체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조직화해야 나중에 그 정보가 필요한 순간에 보다 쉽게 꺼내볼 수 있을지 궁리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스스로가 만든 PARA 시스템의 유용함을 말합니다. 이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주방 비유를 듭니다.


Projects: 스토브 위에 올려진 후라이팬이나 냄비, 손질된 야채처럼 지금 당장 음식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비유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음식이라는 아웃풋이 나오겠죠. 목표와 마감기한이 분명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과제는 프로젝트에 해당합니다.

Areas: 냉장고처럼 지금 당장 쓰지는 않지만 곧 사용할 예정이거나 빈번하게 사용하는 재료들이 담기는 영역입니다. 건강 관리나 재정 관리처럼 마감기한이 딱히 없지만 규칙적으로 체크하고 실행해야 하는 그런 과제들이 해당합니다.

Resources: 식료품 저장실(pantry)에 비유됩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보다는 드문드문 사용하는 식재료를 보관하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밍에 관심이 있지만 미래 어느 시점에 하게 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단순히 관심만 있는 상태일 때, 클라이밍 관련 정보는 Resources 폴더에 담기게 됩니다.

Archives: 냉동고입니다. 어떤 정보가 위 세 가지에 모두 해당되지 않을 때 Archives 폴더에 위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가 완료되었고 관심사에서도 멀어졌을 때 이 폴더에 담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PARA 시스템은 저장고가 아니라 결과물을 내는 작업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각 영역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늘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 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해오다가 하프 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어떤 목표와 데드라인을 정해서 운동의 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Areas 영역에 있던 건강 관리 과제 중 일부가 Projects로 분화돼 나온 셈이죠.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클라이밍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Resources 영역에 있던 클라이밍 관련 정보가 Areas의 건강 관리 영역으로 넘어올 수 있습니다.


아웃풋


정보를 취사선택 후 PARA 시스템에 잘 저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PARA 시스템이라는 효율적 작업대 위에서 필요한 정보를 꺼내 아웃풋을 만들 차례입니다. 개인 지식관리 방법을 배우는 이유는 결국 아웃풋을 내기 위함입니다. 셰프가 잘 정돈된 주방에서 재료를 섞어 음식을 만들어내듯이, PARA 시스템 안에 요약된 정보 중 필요한 것만 빠르게 선별하여 논리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모든 노력의 지향점입니다. 글쓰기를 예로 들면, 요약된 정보(메모)를 연결하여 말이 되는 한 편의 글로 완성하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볼까요.


First you select the points and ideas you want to include in your outline, and then in a separate step, you rearrange and sequence them into an order that flows logically.[^3]
먼저 아웃라인에 포함할 아이디어를 선택한 다음, 논리적 흐름에 맞게 아이디어를 재배열합니다.


셰프가 이런 저런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창작하듯이, 뮤지션이 여러 음원들을 리믹스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음악을 창작하듯이, 작가는 아이디어들을 이리저리 재배치해 보면서 자기만의 논리적 이야기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연역적/귀납적 사고를 모두 요하는 이 과정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제가 쓴 글을 참고해 주세요.[^4]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서 저자는 리처드 파인만의 예를 들며 평소에 질문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질문을 갖고 있으면 취사선택 단계에서 어떤 정보를 택해야 할지 초점이 명확해질 뿐만 아니라[^5], 아웃풋은 결국 질문에 대한 답이 될 테니 아웃풋 과정에서도 평소 질문의 목록을 지녔는지 여부에 따라 수월함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6]


구슬도 꿰어야 보배


좋은 방법론이지만 매일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다시 한 번 저자의 말을 인용합니다. 완벽한 시스템 갖춰놓고 안 쓰는 것보다는 매번 수정을 거듭해야 하는 불완전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내게 일상의 유익을 안겨 준다면 후자가 백배 낫다는 내용입니다.


We are building a working system. Both in the sense that it must work, and in the sense that it is a regular part of our everyday lives. For that reason, you should prefer a system that is imperfect, but that continues to be useful in the real conditions of your life.
우리는 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반드시 작동해야 하고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 모두에서 그렇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당신은 당신 삶의 실제 조건에 지속적으로 유용한 불완전한 시스템을 더 선호해야 합니다.


 이 책이 개인 지식관리의 기본적인 방법을 알려주지만, 개인 지식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각자의 목적과 상황이 다른 만큼 방법상의 변형이 불가피합니다.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듯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시스템이라는 것은 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매일 사용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조금씩 찾아 나간다면 몸에 잘 맞는 편안한 옷과 같은 개인 지식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P - 미래의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요점만 간단히 쓴다]]

[^2]: [[P - 정보가 쌓여갈수록 핵심만 남기고 지우는 과정이 중요]]

[^3]: [[P - 메모 모아 글쓰는 것은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것]]

[^4]: [[O - 옵시디언(Obsidian)을 활용하여 메모 모아 글쓰기]]

[^5]: [[P - 가치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가능케 하는 메모 습관]]

[^6]: [[P - 메모하고 질문하라, 질문하고 메모하라]]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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