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영어독서를 시작한 것이 2018년 11월경이라고 하는데 저와 비슷합니다. 전 2018년 광복절부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독서는 공부 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어떤 주제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렇게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공부 차원에서 했다면 2년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터라 저자가 비슷한 주장을 하는 것이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영어독서를 한 지 만으로 2년 채워갑니다.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하긴 어려운 수준입니다. 독해 실력이 향상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감은 잘 안 되는 그런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수확이라고 하면 단연 원서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발제 때문에 억지로 잡고 보던 전공 원서들을 읽으며 재미를 느낍니다. 2년 만에 영어독서가 제 삶의 핵심 습관으로 자리매김했고 영어독서를 통해 날마다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저자도 그렇지만 저 역시 원래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한글책 읽는 습관이 안 돼 있다면 영어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어독서 습관을 형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글책 읽는 습관부터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영어독서를 하는 데 정도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각자 스스로에게 맞는 원서와 영어독서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스스로의 경험을 무리하게 일반화하지 않는 겸손함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이유입니다. “부딪혀봐야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것이, 영어 독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휘와 문법 실력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최근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휘나 문법은 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는 필요할지 몰라도 영어독서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휘나 문법을 잘 몰라도 문맥을 읽는 능력이 향상할수록 문장의 뉘앙스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어휘나 문법 필사에 몇 개월 동안 열을 올렸다가 손을 놨습니다. 영어가 문자 그대로 공부가 돼 버리니 괴로움이 야기됩니다. 그럴 바에야 안 하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바입니다.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영어독서의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200페이지 이상 되는 원서를 40권 읽는 것이 목표이며 2년 동안 25~30% 정도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정도면 달성할 것 같은데요.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는 영어로 된 정보를 시간효율적으로 머릿속에 추상화하여 저장하는 능력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영어로 된 정보가 세상 모든 정보의 팔할이라고 하는데, 공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깊이있게 하려면 영어 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에 영어독서를 하는 데 내적 동기부여가 됩니다.
기왕이면 영어로 말도 잘하고 싶고 작문도 잘하고 싶지만, 일차적인 목표는 독해 능력이고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해 보아도 듣기 능력까지입니다. 각자 영어를 해야 하는 저마다의 이유와 방식을 찾아서 재미있게 영어를 즐겼으면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이 영어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고 같이 유쾌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