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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링키 May 16. 2017

어쩌면 우리는,

하나의 식물이 아닐까.


문득,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을 마주하며

기분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걸음 걸음 마다 환하게 쏟아지는 햇살에

두 발이 흠뻑 젖어버린 기분이랄까.

햇살을 온 몸으로 가득 머금고 나니 기분도 마음도

새로운 느낌이었다.


마치 하나의 식물이 된 것 처럼.

쏟아지는 햇살이, 흩날리는 바람이,

그 모든 것이 한모금씩 내게 스며드는 것이 좋았다.


어쩌면 우리는, 식물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저 한곳에 뿌리 내리지 않았을 뿐,

한줄기의 빛이, 한웅큼의 바람이, 한모금의 물이

필요한 연약한 존재가 아닐까.


그저 한줌의 흙에 뿌리내리지 않았을 뿐,

누군가의 마음에 자꾸만 뿌리를 내리고,

따뜻한 손길과 작은 관심이 없으면 이내 시들어버리는.


뿌리내릴 한줌의 마음을 찾아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고,

기댈 수 있는 온기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이는 우리는, 

어쩌면 외로운 식물이 아닐까.


한 곳에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나 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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