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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링키 Sep 13. 2018

종이배.

내 마음을 곱게 접어 너에게ㅡ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감정의 수면 위에

고이 접은 종이배 하나를 띄운다.


마음을 가지런히 펼쳐놓고

모서리를 맞추어 꾹꾹 눌러 접

누구도 볼 수 없는 종이배를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위로 띄운다.


흘러내리는 감정의 굽이굽이 마다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듯한 종이배 하나가

흔들흔들 떠내려간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곳에 닿겠지.

너에게 가 닿겠지.


고작 볼품없는 종이배일지라도,

이제는 구깃하게 접혀져 렸을지라도,

그 마음만은 홀로 그곳에 도착하게 되겠지.


네가 종이배와 마주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그것을 주머니 속 깊이 소중히 간직하든

거리의 어딘가에 무심히 내던지든

아무래도, 좋다.


도착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그 먼 곳에

전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꿋꿋하게 가닿았으니.


누구도 볼 수 없었던 그 종이배를,

놀랍게도 네가 봐주었으니.


그것으로,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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