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라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혼자가 외로워 누군가를 만났다.
둘이라면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 믿었기에.
내가 필요한 모든 순간에 네가 있어줄 수 없음을,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네가 알고 있을 수는 없음을,
내 모든 생각을 네가 이해해줄 수는 없음을,
둘이 된 후에야 알았다.
그 사소한 깨달음의 순간 순간마다,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 또한 너에게 그럴 수 밖에 없음을,
때때로 너의 외로움에 나의 책임이 있음을,
한참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다.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를 볼 때면
너와 나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너를 볼 때면
마치 혼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외롭고 싶지 않아 누군가를 만났는데,
때로는 혼자일 때보다 더 외로웠다.
너로 인해 외롭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네가 나의 외로움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에.
혼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공허한 외로움이 짙게 다가왔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외롭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어떤 외로움을 '함께'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서로의 끝없는 외로움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