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지 못한다. 곁에 있는 행복을-
우리는 항상 곁에 있는 행복을 알아보지 못한다.
행복이라는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화려하거나 대단하지 않아서, 너무도 평범하게 일상 속에 스며 들곤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행복을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그저 늘 일어날 수 있는, 살아가면서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마음만 먹으면 내 것일 수 있는, 흔하고 익숙한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일상에 감쪽 같이 녹아든 행복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무심히 그 곁을 스쳐지나가면서,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두리번 두리번 진짜 행복을 찾아 헤맨다.
먼 훗날 뒤를 돌아봤을 때,
그 때가 정말 좋았구나- 아련한 그리움과 어렴풋한 아쉬움이 뒤섞이면, 그 때서야 그 행복을 알아보지 못하고 스치듯 지나쳐버린 것을 후회하게 된다.
아, 그게 행복이었는데 그 때 그걸 알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하다가, 지나가버린 행복을 안타까워하다가 그만, 바로 옆에 있는 그 때의 행복을 지나쳐 버린다. 우리는 그렇게 끊임없이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자책하다가 행복을 하나씩 하나씩 지나쳐 버린다.
지나가버린 행복을 아쉬워하고 다가올 행복을 기대하다가 바로 곁에 있는 행복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쳇바퀴 굴리기를 멈추지 못한다. 한바퀴만 더 돌면 이번에는 정말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서도 그것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숨막히는 쳇바퀴 속에서 아주 가끔,(정말 가끔이지만) 언젠가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나치는 그 많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지금이 좋은 시절임을 자각하게 되는 찰나의 순간이 올 때가 있는 것이다. 어째서인지 소박한 모습을 한 행복을 한 눈에 알아보고, 언젠가 이 평범한 행복을 그리워 하게 될 것을 예감하게 된다.
그런 순간의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
그 때는 참 좋았었지- 라고 결국에는 생각하고 만다.
행복을 알아보았다 한들,
결국 우리는 그것을 뒤로 한채 앞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행복은 그저 기억할 수 있을 뿐, 곁에 두고 소유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행복을 쫓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나가 버린 행복은,
다시는 나에게 올 수 없는 행복이다.
세상에 똑같은 모습의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처럼, 행복 또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간 행복은 그저 그리워할 수 있을 뿐, 우연이라도 다시 재회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행복을 쫓는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할 정도로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면서,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찾아 끝없이 헤매이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저 먼 곳 어딘가에는 있을지 모르는, 나만의 것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