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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진 May 27. 2021

아이들의 원서 취향 찾기

영어책도 책이다.


좋아하는 책이 생기는  어떤 걸까요?

취향이 생긴다는 .


여기저기서 많이도 들어본 이야기,

영어 레벨이 얼마야?

영어 레벨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준 높은 영어책을 읽을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것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이의 수준이 느릿느릿 자라길 바라는 엄마입니다.

이 책도 보고 저책도 보고 먼산도 한번 보고 주변 풍경도 한번 둘러보고.

충분히 겪어서 어떤 것이 마음에 들고 어떤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신에 취향에 대해 알아가는 훈련이 되었으면 합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

한 명의 사람을 알려면 평생을 노력해도 모자라다 라는 말이라고 여깁니다.

사람 한 명의 존재가치는 너무도 높은 것이니까요.




어제 아이가 첫 숲 체험을 갔습니다.

아이들이 숲 체험을 하는 동안 엄마들은 모여서 인사를 했지요. 서로 잘 모르는 엄마들이 모인 탓에 서먹하게 자기소개까지 했습니다.

사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인지 이야기는 자연스레 아이들의 학원 이야기로 흘러갔지요. 같은 동네에 살기에 학원 정보에 관한 이야기로 다들 열을 올렸고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한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유명한 영어학원에 주 5일을 보내고 있으며, 영어 레벨이 3.7 정도 나온다는 말에 다들 놀란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우리 아이는 오알티 6단계를 읽는데 그건 무슨 레벨 정도 되냐는 질문에 그건 너무 쉽다고 하던데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부러움을 담은 대단하다 라는 말이 저 또한 절로 나왔습니다.


그 아이는 영어학원이 주 5일이고 학원에서 내어주는 숙제로 온라인 원서 3권, 원서 3권을 읽고 문제를 푼다고 합니다. 온라인 원서를 제외하고라도 원서는 한 달에 80권 분량이니 대단한 양입니다.


그런 많은 양을 다독하다 보면 어느 순간 취향이 생길까요?

영어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가끔 저희 집에 와서 책장에 꽂혀있는 원서를 보고선 말합니다.

“어? ㅁㅁ네? 난 이거 다 읽었는데.”

“그래? 다 읽었어? 재밌지? “

“네! 저 이거 예전에 다 읽었어요!”


아이는 재밌냐는 제 질문에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예전에 이미 다 읽은 책이라는 답을 자랑하듯 합니다.

아이에게 이 책은 그냥 해치워야 하는 숙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책이 생기면 소장하고 싶은 마음도 함께 생겨납니다.

 책장이 아닌 다른 곳에 꽂힌 책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생각이 나겠지요.

좋아하는 책을  책장에 꽂게 되었을 때의 기쁨.

너무도 값진 감정입니다.


비싼 어학원에 보낸 분들이

“내가 신경 쓸게 없으니까. 알아서 다 해주니까.”

라고 말합니다.

그럴 것 같습니다.

아이는 혼자 다녀오고 스스로 레벨을 올립니다.

그것도 차곡차곡. 얼마나 좋을까요.

앗, 진심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경을 쓰고 싶은 엄마입니다.

아이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 엄마입니다.

그래서 맞지 않나 봅니다.

그 어학원과 제가.


책을 읽고,  속의 그림을 보며 웃고, 이 이야기 저 책에서도 나왔다며 책을 찾아옵니다.

그림만 한참 보며 넘기더니 읽어달라며 옵니다.

읽을 수 있다며 큰소리 치고서는 이내 제게 가지고 와선 모르겠다며 얼굴을 비비대는 아이를

혼자 멀리 보내기가 싫은 마음입니다.


아직은.. 내 품에 아이입니다.

홀로 나아가기 전에 가족의 보살핌을 담뿍 담아 주고 싶습니다.

영어 레벨 보다, 많이 안아주고 많이 사랑해주겠습니다.


글로 써야 마음속의 다짐이 실천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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