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진진 Jul 01. 2021

브런치의 ‘통계’ 글자가 닳을 예정입니다.

새로고침. 통계. 새로고침. 통계.


처음,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라는 알림은 너무 늦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유입경로에 기타의 막대가 오른쪽 끝까지 채워져 있건만 그게 무얼 뜻하는 건지 몰라 헤매었습니다.


다른 브런치의 글을 보고 겨우 다음의 홈&쿠킹에서

사진 없이 한 줄의 제목으로 떠 있는 글을 발견했을 때

그 감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는 글을 보자마자 다음의 홈&쿠킹으로 달려갔습니다.

처음으로 사진이 함께 떴습니다.

딸아이가 그린 사진 옆으로

“딸아이와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글이 보입니다.


너무 신기해서 아이를 불러다가 보여주었습니다,

“이거 봐봐. Daum 이란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기로 가면 짠! 네가 그린 그림이지?”


아이는 “이게 왜 여기 떠 있어? “라며 어리둥절하게 묻습니다.

“엄마가 쓴 글에 네가 그린 그림을 올렸는데 이렇게 뜬 거야. 신기하지?”


‘신기하지?’ 란 말이 제 모든 말의 어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했으므로.


아이는

“아니, 안 신기한데? 아이유가 내 댓글에 댓글 달아주면 그게 더 신기할 것 같은데?”

라고 하며 가버렸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참을 새로고침을 누르며

여기저기  글이 뜨는 위치가 바뀔 때마다 캡처를 눌렀습니다.





아이가 방에서 나오다  저를 한번  보더니 

“왜 계속 그걸 누르고 있어? “라고 묻습니다.


“신기하잖아! “

라고 했더니 아이는

“제목부터 마음에 안 들어. ‘딸아이와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가 뭐야. 내 욕을 잔뜩 써 났을 거 아니야?”

라고 합니다.


아이가 오해했다는 걸 알고 설명을 합니다.

아니야, 반전이 있지. 그리고 엄마가 네 욕을 여기다  쓰냐? “

아이가 반색하며 묻습니다.

“반전이라고? 그럼 결국 딸아이와 성격이 맞는다는 얘기야? “


“아니, 그런 반전은 아니고.. 너랑 나는 성격이 맞지 않지.

맞지 않는 게 성격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엄마랑 다르다는 거지.”


“치. 그게 뭐야. “


아이에게 글을 읽어보라고 하면 끝날 일을

엄마의 본심을 들키는 것 같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글을 보여주지 않은 채

침대방에 앉아 아이 몰래 계속 눌러봅니다.

Daum 새로고침.

브런치 통계.



조회수가 2000을 돌파했습니다.

우와..


조회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대박..


다음에는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로 쓸까?

아니야. 그건 다들 당연한 거잖아?


친정엄마와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그건 너무 사실이다. 흠..


친정아빠와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뵌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사실 이혼 중)


이제는 새로고침해도 글이 안 보여서

혼자 뒤풀이 겸 글을 씁니다.


“신기했는데, 끝났네. 하하핫 “




작가의 이전글 통하였느냐? 그럼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