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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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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Apr 11. 2016

똥으로 흥하고 똥으로 망한다

나는 똥이다 4

똥이 돈이라면 그냥 버릴까?

가끔식 비료다 하면서 술 먹고 가로수에 주는 인변은 퇴비로서 가치가 없다. 퇴비화 되지 않은 인변은 독한 물질일 뿐이다. 괜한 주사를 정당화하지 않았으면 싶다. 애꿎은 가로수만 힘들다. 똥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빠져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럼 똥은 가치가 없을까? 울산 과학기술원에서는 똥을 완전히 분해해 가스와 기름 연료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화장실을 통해 정화조로 가던 똥의 가치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뀔 것이다. 물론 농경사회에서 퇴비화 된 똥은 가치가 있었다. 사고 팔기도 했을 법 하다. 일반인들에게 똥은 어쩌면 가치를 논할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모르는 일. 시간을 사고 파는 영화처럼 인분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뀌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똥으로 흥하고 똥으로 망한 나우루 공화국

여기 똥으론 최고의 가치를 가진 똥 이야기가 있다. 후루타 야스시의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인데 오랜 세월앨버트로스라는 새의 똥이 쌓여 생긴 이 섬은 비료의 원료가 되는 풍부한 인광석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 나라가 되었다. 이 새똥으로 얻은 이익은 온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 졌고, 결혼을 하면 나라에서 집을 주었고, 세금도 없고 의료비와 교육비도 없었다. 먹고 자고 놀기만 해도 되는 지상낙원이었다. 하지만 인광석을 탐내던 나라들이 몰려들면서 저주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먹고 놀다 보니 비만 인구가 늘어 갔고 채굴량이 줄어들면서 지금까지 누려온 풍요가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풍요해 익숙해지다 보니 기금을 만들어 이런 풍요를 유지하려 했으나 놀기만 했던 국민들에게는어려운 일이었다. 국민들은 여전히 일을 하지 않았고 나라를 운영할 돈이 부족해지자 나우루 공화국은 국적을 팔기 시작했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세탁을 위해 나우루를 찾기 시작했다. 나라는 은행을 만들기 시작했고 많은 돈이 들어왔으나 테러리스트 자금세탁의 근거지로 지목되면서 은행이 붕괴되고 국가재정이 나빠지자 외국인 노동자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정치는 개판이었고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원조의 조건으로 받은 난민들의 문제는 꼬여가고 국가는 붕괴직전이 되었다. 여차 저차해서 오스트레일리아 지원하에 재정 재건을 시작했지만 나우루 공화국의 앞날은 핑크 빛이 아니었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가라앉고있다. 새똥 하나가 인간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이야기를 보았다. 나우루 공화국은 100년만에 천국과 지옥이 된 나라였다.

똥의 가치

사람의 똥은 수분과 회분, 유기질,질소, 칼륨, 인산, 식염 등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을 크게 나누자면 똥에는 약 84%의 수분과 15%의 유기물, 그리고 1%의 질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30% 정도만 에너지로 흡수되고 그냥 배출된다고 한다. 먹을 거리가 풍요로워진 세상인지라 사람들은 먹는 것도 생존이 아닌 취미나 오락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 TV를 틀면 온통 먹는 얘기다. 먹고 나오는 배설물에 대한 고민은 아직 없는 듯하다. 똥이란 것이 환경이나 사회상에 따라 뭐 대단한가치로 변화해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인의 똥은 과거 사람들보다 풍요로운 상태이다. 과거 혹독한 가난이 지배하던 시절 사람의 똥은 그래도 퇴비가 되는 가치를 가진 것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하수 처리를 위해 비용이 들어갈 뿐인 가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세상의 만물이 그렇듯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가치는 변하기 마련이다. 내 존재의 가치도 내가 어떻게 나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우루 공화국의 인광석이 가치를 가졌을 때 사람들은 자만에 빠지고 말았다. 내 인생의 가치도 높아졌을 때 자만에 빠질 수 있다. 똥이란 결국 내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느냐의 결과물이다. 풍족한 음식의 세상으로 에너지가 70%나 남은 가치가 남은 똥을 싸면서 살아갈 것인지 알뜰하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에너지 제로인 똥으로 나를 가치 있게 만들 것인지 똥의 가치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 똥은 가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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