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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Aug 30. 2018

연애하듯 쇼핑몰도 밀당 고수가 되야해~.

마케팅일기 -  2018년 8월 30일 목 흐리고 가끔 비

너무 무리한 도전을 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냥 일기라면 아무 말 대잔치나 하루라도 거른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건 아닌데 대놓고 마케팅 일기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걸어놓고 매일 끄적여 보겠다고 선언을 했으니 이미 쏟아진 우유다. 각설하고...

며칠 전에 SI빌리지(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만든 자사 쇼핑몰)에서 하진이 양말세트를 구매했다. 이미 며칠 전에도 팬티 세트와 양말세트 등 몇 가지를 구매했는데 가입 기념 쿠폰 등을 활용하여 저렴하게 구매를 했다. 다른 쇼핑몰에서 쿠폰을 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사람이 또 준 쿠폰을 야몰 차게 모른 척하기 힘들어 몇 가지를 담아(3만 원 이상만 무료배송이라) 구매를 했다. 메인 상품은 팬티와 양말세트였는데 양말세트는 품절이라고 나중에 취소 문자가 날아왔다. 그리고 웃겼던 건 4가지 상품 중 취소된 양말세트를 제외하고 3개가 각각 배송되었단 거다. 이건 뭐지 배송비가 더 들겠는데란 생각이 들면서~ 배송센터도 없는데 지금 자사 쇼핑몰을 하고 있는 건가? 그럴 거면 그냥 SSG닷컴을 활용하지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회사 일에 감나라 배나라 할 입장은 아니니 그려려니 했다가 또 품절에 미안하다며 20% 장바구니 쿠폰을 푸시하여 주길래 못 이기는 척 다시 다른 양말세트와 점퍼 하나와 바지 하나를 샀는데 배송 문자에는 메인 상품인 양말세트는 없고 점퍼만 배송된다고 보내고 몇 시간 후에 양말세트와 바지는 품절되어 취소한다는 문자가 또 왔다. 아 이거 뭐지??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쇼핑몰 S.I.VILLAGE 출처 : http://www.ssgblog.com>

이 쇼핑몰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계속해서 양말세트를 취소당하자 재고관리를 어떻게 하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을 할까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세상인데 재고가 실시간 파악이 안 되는 걸까? 그건 그렇고 메인 상품이 자꾸 취소되자 그냥 다 취소해달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취소해준다고 답은 금방 왔다. 그런데 집에 가보니 이미 배송이 와 있었고 진이는 이미 입어보고 좋아했단다. 그래서 다시 취소를 취소해 달라고 했다.


B2C 업체들이 자사 쇼핑몰을 운영하는 게 붐이다. 이걸 붐이라고 해야 하나 모르겠지만 정관장이나 한국 야쿠르트의 자사몰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기사를 최근에 보았고 많은 패션 업체들도 소비자들을 자사 쇼핑몰에 유입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쇼핑몰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기존 자사 쇼핑몰들이 자사의 상품만을 취급하다 보니 고객의 충성도만 가지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한계가 존재해서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나 정관장의 정몰같은 경우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 특히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온라인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했고 이는 실제 매출과 소비자 유입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한국 야쿠르트는 자사의 상품만을 취급하면서도 성장세를 이루게 만든 요인은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또한 오프라인의 수많은 야쿠르트 아줌마를 네트워크화하였다는 점이 시너지를 내면서 좋은 결과물을 내었다. 이런 사례가 많지만 여전히 많은 자사 쇼핑몰들은 투입된 비용이나 자원에 비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1. 대형 유통사만큼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Seamless 하게 제공하는가의 여부다.

앞서 SI빌리지 이야기를 했지만 SSG닷컴의 경우 같은 상품이라도 품절이 되는 경우 바로 품절 여부는 보이지 않지만 백화점 상품의 경우 다른 지점의 동일한 상품을 제안한다. 그리고 장바구니 결제와 물류센터를 통해서 통합배송을 제공한다. 이런 경험을 한 소비자가 굳이 가격 차이도 없는데 자사 쇼핑몰을 이용할 이유가 있을까?


2. 제휴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는가?

자사 쇼핑몰들의 단점 중에 하나가 소비자 볼륨이 적어서로 판단되지만 다른 대형 유통업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모션들이 없고 자사에서 제공하는 쿠폰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는 카드사나 제휴 기업들도 당연히 소비자 풀이 많고 프로모션 효율이 나는 곳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프로세스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리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자사 쇼핑몰들이 쇼핑몰 운영에도 많은 자원을 운영하는데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또 다른 자원을 사용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재고 처리용으로 전락하지 않는가?

최근에 이용한 몇 곳의 패션 쇼핑몰은 주로 정상품보다는 이월상품의 재고 처리의 성격이 강했다. 정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정상품의 경우 온라인에서 비교우위가 사실 대형 쇼핑몰에 있는 경우가 많다. 자사 쇼핑몰의 한계 중 하나가 타 유통채널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상 가격을 최대한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자사 쇼핑몰이 타 채널보다 경쟁력이 있거나 소비자 유입이 절대적이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갑자기 일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전개를 염두한 것은 아닌데^^

암튼 여기서 자사 쇼핑몰에 어떤 해법을 제공하려고 주절주절하는 것은 아닌데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잘 하고 있는 곳을 활용하는 게 기업의 입장이나 소비자의 입장이나 더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어 몇 자 적어보는 것이다.


얘기가 좀 산으로 갔는데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 좀 이야기하면서 앱 푸시를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자사 쇼핑몰 이야기로 좀 샜다. 온라인 쇼핑 중에 모바일 비중이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요즘 이슈 중심에 있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조 7,252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6% 증가,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조 4,215억 원으로 32.0% 증가한 걸로 나와있다. 비중이 60%가 넘는다. 그러면 온라인 쇼핑몰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끊임없이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일 텐데 소비자로서 한 가지 제안해본다면 앱 푸시에 정성을 좀 더 쏟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과거 PC환경이 메인이었을 때는 메일로 광고 메일을 신청하는 것에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왜냐면 안 보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바일에서 앱 푸시를 수용하고 안 하고는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중 하나다. 때때로 제공되는 맞춤형 정보 제공이 지름신 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거의 유일하게 내가 허락한 앱 푸시는 티몬인데 내가 가성비 중심의 소비자인 줄 알고 계속 할인이나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하여 찾아들어가서 보지 않던 상품들도 가끔 구매로 연결시킨다.

<출처 : http://www.wolyo.co.kr/news/photo/201805/60059_38780_4634.jpg>

티몬의 앱 푸시를 허락한 이유는 미끼를 던졌기 때문인데 타사의 앱 푸시들은 매우 무미건조하다. 받을래 말래 정도에서 끝나는데 특히 쇼핑몰에 앱 푸시는 가입보다 더 강력한 미끼를 던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쇼핑몰이 더욱 모바일에 최적화되기 위해서는 고객과 끊임없는 그리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프로모션 전략 중에 풀(Pull) 전략과 푸시(Push) 전략이 있다. 쉽게 말하면 푸시 전략은 소비자의 눈에 더 잘 띄게 만드는 전략으로 유통 채널의 참여자들이 움직이게 하는 전략이고 풀 전략은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가 니즈를 품게 만드는 전략인데 이를 매우 적절하게 조합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특히 온라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곳이 매우 가성비가 높은 곳으로 포니셔닝을 하거나 질 좋은 제품을 잘 큐레이션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풀 전략을 사용하면서도 끊임없이 오프라인에서 하듯 온라인에서도 소비자에게 푸시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소비자가 앱 푸시를 허락하는 것이다. 쇼핑몰 마케터들이여 소비자가 어떻게 하면 앱 푸시 허가 버튼을 누를지 연구 좀 더 하시면 제가 과감하게 눌러 드릴게요. 버튼 위치 바꾸거나 이런 거 말고 진짜 매력을 느끼게 말이죠~~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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