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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Sep 05. 2018

버카충 안하는데 차감이 된다.

마케팅일기 - 2018년 9월 5일 수요일 날씨:쨍함

집에서 사무실까지 버스로 한 정거장 거리다. 한 정거장이지만 마포대교를 건너기 때문에 걸어갈 정도는(나의 기준으로 ㅎ) 아니다. 참 희한하게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일부 자가용을 이용한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 지하철 보다는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대체로 환승없이 한번에 가는 회사들을 다녔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시간을 더하면 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나 비슷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점점 Older해지면서 시간을 잘 지켜야 하는 미팅이 아니고선 대체로 버스를 타게 되었다. 지하에 갇히는 느낌보다는 유리창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잠시나마 리프레시를 할 수 있어서 그러기도 하고 지상이 그냥 더 좋다.

오늘 아침에도 여느 때처럼 버스를 타려고 생각한 순간 미스터리한 일이 있어서 핸드폰 케이스에 넣어 둔 카드를 빼서 버스에 올라탔다. 1,200원이 찍혔다. 이 카드로 이달에 처음 탔다는 뜻이다. 휴대폰을 바꾼 후부터(이전에도 티머니를 쓰다가 혜택도 없고 수수료만 있어서 대중교통 할인이 되는 카드를 직접 갖다대기 시작하면서 삼성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을 삭제했고 바꾸고 나서도 신청하지 않음) 이상하게 금액이 차감되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 확인해보고자 카드를 빼서 버스를 타보니 이전에는 분명 충전된 금액에서 빠지는 상태였던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버스카드 삼카 탭탭 대중교통비 10% 할인이 된다.>

사무실에 올라와서 아무리 삼성페이 속을 뒤져보고 카드앱과 은행계좌를 살펴봐도 충전된 흔적은 없다. 이건 뭐 미스테리지?? 그 보다도 그 동안 할인되는 카드로 버스를 탄게 아니니 할인이 안된것이 ㅜㅜ


우리나라 대중교통은 편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세계최고란 이야기는 아니다. 소위 선진국이란 나라로 갈수록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고 특히 북유럽 국가쪽은 대중교통이 더더욱 발달해 있다는 것은 걸어서 세계속으로나 세계테마기행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미국에 몇 개월 살아보았는데 미국은 대중교통보다는 꼭 차가 있어야 하고(물론 도시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뉴저지에서 뉴욕을 나가려면 NJ Transit을 이용하면 되는데 기차역까지 가는 버스가 ㅜㅜ, 맨하탄에서도 그래도 지하철이나 버스가 있다. 주차비가 어마어마하고 차도 넘 막힌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대중교통은 잘 되어있으나 오사카 같은 경우에 지하철 노선이 너무 많고 사철과 시철, 국철이 섞여서 거기 사는 사람이 아니면 첨엔 좀 멘붕이 온다.

<그래도 참 친절한 일본 지하철 안내도, 우리도 모니터 있는데...>

캐나다도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데 몬트리올 같은 경우는 외곽마다 환승센터가 잘 되어 있어서 차가 없더라도 크게 무리는 없었고 토론토는 트램이 있어서 지상에서 다니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홍콩도 대중교통으로 도시를 다니는 데 좋았던거 같고... 캐나다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은 대중교통 요금이 커피한잔 보다 비싸다는 점이었다. 물론 생활환경이 다르기도 하지만 사실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비용이 세금으로만 충당되기보다는 사용자 관점에서 좀 비싸더라도 일자리도 더 늘리고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투입되는 비용을 회수하는 차원에서도 더 맞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다른 문제니 패스하고~~


우리나라의 대중교통을 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좀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이익을 내는 것이 지상목표인 기업은 아니지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이고 자원이 투입되고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있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는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일반 기업과 다를게 없다. 물론 공공성이라는 것을 담보하는 방법은 좀 다른 측면이니 각설하고 마케팅 측면에서 본다면 공급가격이 너무 싸다. 공공서비스가 이익을 낼 필요는 없지만 적정한 공급가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공급가가 낮다보니 공공서비스란 말이 무색하게 지하철과 버스 역사 내는 온통 광고판이다. 요즘 지하철역은 그 강도가 더한거 같아서 진짜 지하철을 타면 눈이 피로할 정도다. 차라리 일정한 위치만 정해두고 입찰 방식을 통해 좀 영양가를 높이는 게 좋지 않을까? 본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부가상품을 영업력으로 파는 거 같은 느낌이다.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내려면 좀 더 세련되었으면 좋겠다. 필립코틀러의 <퍼블릭마케팅>이란 책을 보면 미국의 우정공사와 이베이가 제휴를 통해서 다양한 시너지를 내는 내용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대중교통을 통해서도 다양한 제휴 마케팅을 할 수 있지 않을가 싶다.

공공 서비스라고 해서 마케팅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 가치에 대해서 제대로 정의하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을 위해서 어떤 전략을 쓸지 또한 다양한 활동을 톻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할 것인지(타요 서비스는 센세이션하지 않았던가!!), 제품 자체가 가진 정시성과 신속성 등을 좀 확장한더던지, 수 많은 역사를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등등등

물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거 같은데 오래가는 게 없어 보인다. 그게 어쩌면 가장 큰 문제일지도...

서울의 따릉이도 굳이 시가 나서서 다할 필요가 있을까 뉴욕의 시티바이크처럼 공공성과 사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나 관광과 연계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물론 새로운 시장이 나올 때마다 바뀌는 정책이 더더욱 문제일 듯 싶긴하다.

사회적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는 당연히 있다. 공공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해준다고 해서 무엇인가 보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가 잘 돌아가는 데 일조하는 일이 결과물이기 때문에 미끼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미끼가 부족한 공공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일찍이 필립코틀러는 12가지 원칙을 세웠었다. 매우 오래된 이론이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은 이 12가지를 나열하면서 버스카드충전과 관련되어 여기까지 이어온 일기를 마친다.

1. 과거와 현재의 성공적인 캠페인을 활용하라(타요 캠페인 이후에 뭐가 없다.)

2.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타깃 시장에서 시작하라(배송 서비스가 같은거 더 세련되게 연계하면 좋겠는데)

3. 단순하고 실행 가능한 행동을 한번에 한 가지씩(지하철 플랫폼에 세면대 같은 거 있으면 안되나, 남은 커피 버리고 분리수거 할수 있도록)

4.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라(장애물이 넘 많다^^)

5. 실질적인 혜택을 보여줘라(광고 많이 보는데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도 나눠줘라)

6. 다른 행동을 선택했을 때 드는 비용을 부각시켜라(뭐가 있을까 바로 떠오르진 않네)

7. 가시적 대상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라(횡단보도 대기파라솔이나 대기텐트 얼마나 좋아)

8. 인정과 감사의 형태로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고려하라(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쿠폰북 어때?)

9. 메시지에 약간의 즐거움을 곁들여라(선영아 사랑해 같은거?)

10.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점에 언론매체를 이용하라(이거 약해 ㅎ)

11. 약속과 다짐을 얻어내라(디지털 서명판 같은거 만들고 핸드폰으로 보내주고 이런거?)

12.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자극하라(이게 제일 중요하거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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