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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Sep 06. 2018

와썹맨 어디까지 와썹?

마케팅일기 - 2018년 9월 6일 목요일 날씨 :

포털 기사를 둘러보다가 블로터에서 '요즘 유튜브에서 뭐 보니'란 타이틀(http://www.bloter.net/archives/318642)이 있길래 좀 살펴보았다. 여기저기 많이 언급되는 회사와 크리에이터(혹은 인플루언서들-둘의 정의는 다른데 크리에이터는 모든 유뷰버지만 모든 유튜버가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성은 있다)가 보였다. 본의 아니게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보는 곳은 키즈 콘텐츠다. 요즘은 안 그러는데 진이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안녕하세요 마이린입니다'를 따라 하고 했으니 자주 볼 수밖에 없었다. 키즈카페나 장난감까지 영역을 넓힌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이미 큰 물로 이사 갔고 이 회사를 나온 헤이 지니, 럭키 강이, 유라야 놀자 같은 좀 큰 물과 개인들이 힘을 키운 JJ튜브, 라임 튜브 등이 눈에 띄었다.

유튜브를 자주 보지는 못하는 처지라 요즘 판세가 이렇구나 보는 중에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와썹맨이 눈에 띄어서 한번 보았다. 지금까지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보질 못해서 재밌다는 데 왜 재밌는지 궁금했다. 내가 본 에피소드는 '대한민국 3대 기획사 인맥으로 침투한 쭌형'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WcusQMBPI

 직업병인지 그냥 재밌게만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모두의 학교에서 개설한 '서희정 박사와 함께하는 콘텐츠 보고 뜯고 씹기'(https://brunch.co.kr/@commsm#articles -여기에 아직 저 과정 내용은 없어요^^)를 들었던 터라 좀 더 살펴보게 되었다. 이 콘텐츠는 JYP 박준형의 개인기에 JTBC의 디지털 채널 룰루랄라의 섭외력 그리고 전문성이 보였다. 제목은 인맥으로 침투했다고 했지만 SM의 레드벨벳은 이미 섭외가 되어 있었고, JYP 사무실은 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화면이었고 방시혁의 빅히트까지 돌아가면서 엔터 권력의 속살보다는 엔터가 엔터가 아니고 올라운드 비즈니스 산업임을 들여다보는 내용이었다. 이 한편의 에피소드로 와썹맨 전체의 콘셉트이나 유튜브 채널의 속성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콘텐츠 환경과 미디어의 변화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 같아서 몇 자 적어보려고 맘먹었다. 와썹맨의 와썹은 영어 What's up의 축약형 Wassup으로 왓츠 업 자체가 이미 썩 고상한 말은 아닌데 한 단계 더 들어간 말이다. 어반 딕셔너리에는 이리 정의하고 있었다. An extremely annoying question that has (unfortunately) replaced "Hello" or "Hi" as the most popular form of casual greeting. 이제는 헬로나 하이를 대체하는 매우 짜증 나는 질문이다라고... 이 정의가 현재의 콘텐츠 시장을 어쩌면 정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중파의 고상한 스타일의 시대에서 자유분방한 유튜브의 시대로 이제 콘텐츠 환경은 바뀌어버렸다고 말하는 듯했다.


이런 큰 변화의 흐름의 밑 판에는 몇 가지 배경이 존재한다. 이는 기술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사회의 큰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는 뜻인데 개인적으로 그 배경을 몇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첫째로 권위주의와 붕괴를 들 수 있다. 이는 권력의 분화와 맥을 같이 하는 데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절대권력도 나눠지고 전체적인 사회를 주무르는 권력들이 파편화하면서 권위의 붕괴가 나타났고 이는 개개인의 자유분방함으로 시대가 변하는 큰 흐름이 콘텐츠 환경의 변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주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나 정형화된 틀에서 만들어지는 기존 올드미디어 콘텐츠들에 대한 관심의 저하도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박준형의 애드립이 더욱 빛나는 시대가 된 이유?!

둘째로 첫째의 흐름을 콘텐츠에서도 나타나게 해주는 기술의 발전이다. TV의 시작을 1936년 영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때는 전파라는 것을 통해서 영상을 전송해야 했는데 이 전파는 공공재였고 권력의 소유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콘텐츠는 권력과 궤를 같이 했다. 우리나라의 TV 역사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이 전파의 시대를 파편화시키기 시작했는데 모뎀에서 시작된 변화는 IPTV를 거치면서 전파의 영향력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 전파의 파편화는 유선에서 시작되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와이파이와 LTE의 등장은 유선에서 다시 무선의 시대를 만들었는데 이전 무선의 시대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고 콘텐츠 환경에서 권위의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전파라는 큰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유가 가능해질 정도의 기기의 대중화와 고성능화는 또한 이런 파편화를 떠받치는 두 축의 하나가 되었다.

셋째는 첫째의 흐름의 결과로 파생한 콘텐츠 포용력의 확대라 말할 수 있다. 콘텐츠로 다룰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제한이 거의 사라지고 영역도 다양해지면서 올드미디어가 가진 권위는 재미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권위는 이념과 국가라는 권력에서 자본이라는 권력으로 이동하였다. 자본은 돈이 되는 콘텐츠의 영역을 계속 무너뜨리고 확장시키는 가장 큰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돈이 되는 곳에 일과 콘텐츠가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부가적으로 하나 더 들자면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인터랙션(Interation)이 주는 경험과 만족감 그리고 연결된 느낌도 한 몫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틀에서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전설로 남은 무한도전의 여정을 투영해 본다면 쉽게 이해될 있을 듯싶다. 초기 무모한 도전의 환경과 폐지되기 전 보인 형식과 내용의 진화를 보면 좀 설명이 되지 않을까??


<올드미디어 구조가 제공할 수 없는 컨텐츠의 분화-할수도 있었지만 할 이유가 없었겠지만>

유튜브가 파편화된 콘텐츠 시장의 대표주자라면 넷플릭스나 아마존 비디오는 자본과 파편화의 결합으로 나타날 미래의 매스 미디어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여기까지 살펴보자면 너무 큰 덩어리가 되니 각설하고 유튜브 환경을 좀 살펴보고 이 시장의 마케팅 흐름을 보고 마무리하련다.

블로터의 내용과 귀동냥으로 눈 노동으로 얻어 들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전체 판세를 그려보니 크게 네 가지 부류로 나눠지고 있었다.

1. 매트릭스 속에서 에너지원이 되는 인간처럼 유튜브를 먹여 살리는 수많은 채널이자 개인(나도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요^^)

2. 개인으로 시작하여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개인인 채널

3. 여전히 개인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자본의 지원을 받으며 영향력을 키우는 채널

4. 애초에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한 기업형 채널(여기서도 자본 크기에 따라 좀 나뉘는 것 같다. 자본형 큰 물에서도 이 시장의 성장세를 미리 점치고 일찍 시작한 CJ와 이 흐름에 발이라도 담그려고 하는 기존의 공중파나 신문 등 올드미디어 등으로 또 나뉜다.)

이 흐름은 현재 콘텐츠 시장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판세가 아닐까 싶다.

시장의 흐름에 따르면 이 판세는 기업과 자본의 영향력을 받는 채널들의 성장이 개인들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를 흡수해 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영향력을 가진 셀럽의 섭외와 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CG, 그리고 전문작가의 자막력 등이 합체한 전문 채널들이 이제 주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서 분화된 개인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미 세상이 분화되었기 때문에 더 전문화되고 특화된 채널은 유지될 것인데 다만 기존 올드미디어가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채널들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향성에서 보자면 개인들은 앞으로 더욱 마케팅적 관점에서 내 채널의 확장이나 콘텐츠 경쟁력 그리고 구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어쭙잖게 만든 콘텐츠가 아니라 B급 정서에 고퀄을 가진 자본이 투입된 콘텐츠들이 범람할 것으로 생각된다.


옛 직장에서 올드보이들은 유튜브에서 바이럴하는 것이 정말 오가닉으로만 되는 줄로 아는 분들도 있었다. 얼마나 큰돈이 들어가는데^^ 기업에게 유튜브를 위시한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의 등장은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의 기존 문법을 깨고 다양한 시도를 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뭘로 터트리긴 해야 하는데 뭘로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해야 할지... 참 어려운 일이다. 마케터들에게는 이러한 환경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정형화된 틀에서 만들어내던 마케팅 전략의 시대가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종말을 맞았다는 뜻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영화만을 그리워하는 마케터들은 없을 것으로 본다. 시대와 사회와 소비자의 진화를 선도해야 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고 마케팅이 할 일이기 때문에 미디어나 콘텐츠 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된 툴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너무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마케터들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정보를 탐색하고 TMI(Too Much Information) 피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보다 많은 정보를 가질 수도 있고 개인의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세력화하면서 기업의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을 판단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케터나 소비자나 즐기지 않으면 피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러한 피로 환경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쳐나갈 것인지가 서로에게 와썹 하며 다가갈 해법이지 않을까 싶은데 진단과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문의하세요^^

모두가 소비자이자 마케터들인 세상~ 파이팅~~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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