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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Sep 10. 2018

바보상자는 스마트TV가 되어 금의환향했다.

마케팅일기 : 2018년 9월 10일 월요일 날씨:이보다 좋을 수야

지난 주말,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정글의 법칙>을 보다가 이번 주 주제인 '쓰레기 섬 생존'이란 아이템은 시기적으로나 예능적으로 참 잘 선정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카페에서는 1회용 컵을 사용 못하게 하고 있고 빨대 사용도 전 세계적인 이슈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쓰레기 재활용 문제는 항상 이슈지만 말 그대로 여전히 이슈인 상황에서 그동안 정글에 법칙 내용 중에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장면이 여러 번 있었으나 이번 에피소드에는 아예 생존 주제로 삼아 메시지를 던지며 웃음과 고민을 같이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족장 김병만은 정말 달인이다. 버려진 선풍기망으로 사냥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마케팅과 관련해서 TV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TV 프로그램들은 마케팅의 교과서 같다는 생각까지 뻗었다. 그리고 그럼 과거에는 내가 마케터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 프로그램은 뭐가 있을까 돌이켜보다가 맥가이버가 생각이 났다.  

기억 오랜 저편을 헤집어 보니 내 패션 센스의 시작은 맥가이버에서 시작된 거 같다. 1986년 MBC에서 방영한 맥가이버는 성장과정 중 다양한 곳에 나타났다. 맥가이버 머리가 유행해서 그런 머리도 해보았고 맥가이버 바지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지금 생각하면 카고 바지를 말하는 거 같은데 동대문 패션에 브랜드를 붙여서 팔았던 DARK라는 편집샵(?)의 인기템이었다. 맥가이버 머리에 맥가이버 바지를 입고 신발은 아디다스 농구화로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2017년 기사 중에 울프컷 돌아오나란 기사가 나온 것을 보니 패션은 돌고돈다는 말은 정답)

그리고 맥가이버 칼(스위스 아미 나이프)은 지금으로 치면 잇템(ittem)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이 놈의 맥가이버칼이 보통 가격이 아니었으니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어학연수 가는 나를 위해 선배가 선물해주었고 아직까지 집에 모셔져 있다.(그런데 고이 모시다 보니 이를 제대로 사용한 적은 병 따는 정도였고 맥가이버처럼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진 못했다.)  

<맥가이버 머리, 맥가이버 바지, 맥가이버 칼 그가 하는 것은 다 유행이 되었다>

과거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패션이 유행하기도 하고 남의 삶을 동경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워낙 많은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전통적 의미의 TV는 점점 뒷방 늙은이가 되어 가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공중파로서 TV에게는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 그리고 시장을 이끌어가는 마케터들은 마케팅에 대한 트렌드와 아이템 혹은 아이디어를 찾기에 요즘 예능보다 좋은 게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다다랐다.

TV 예능은 마케팅 관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1. TV 예능은 사회 트렌드의 거울

가장 사회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한도전>이 끝난 걸 매우 아쉬워하는 1인으로서 무한도전은 단순히 웃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비춰주는 역할도 했고 해결책까지는 아니지만 예능이 대안까지 고민하게 해주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2010년 방영된 '나비효과'인데 지구 온난화를 예능으로 풀어주면서 메시지를 남긴 명작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나 혼자 산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대장격이란 생각이 들 정도인데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가장 적절한 예능 프로 같다. 거기다 판옵티콘(영국의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 형태로 모두가 본다는 뜻인데 프랑스의 미셀 푸코가 현재의 컴퓨터가 판옵티콘처럼 개인을 통제 감시한다고 해서 이슈가 됨)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하게 해 주고...(여기까지 나가면 너무나 멀리 가기 때문에 여기서...)

혼자이지만 연결의 시대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 메시지도 던지고...

리얼리티가 현재 마케팅 그리고 미래의 마케팅에서도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이 에피소드가 2010년에 방영되었다니 헉 출처 : http://enews.imbc.com/News/RetrieveNewsInfo/189502>

2. 세대 간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번역기

과거에는 TV 예능이 주로 10~20대에 초점을 맞춰서 만들어졌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빠져나간 젊은 층 때문인지 10대들을 위한 예능보다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예능이 많이 나와있다. 시니어를 위한 '황금연못', '다 같이 삽시다'나 중년층 위한 '불타는 청춘'도 이런 예능 전쟁터에 나와 있고 세대 간 소통을 활성화하자는 의미인지 부모와 자녀가 같이 나오는 '살림하는 남자들'이나 '엄마 아빠는 외계인'같은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있다. 특히 공중파는 종편이나 OTT(Over the top-인터넷 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에 10~20대를 많이 빼앗기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많은 세대를 아우르는 일을 해야 하는 마케터들에게는 간접경험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생각과 현재를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나 어머니에게에게 짱절미가 뭔지 한번 물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2&v=Ycva3Z1am1s

<aka. 짱절미는 최단기간 슈퍼스타 아닐까?>

3. 라이프스타일 읽기

1999년 방송아카데미를 다닐 때 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동기가 앞으로는 먹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올 거야란 이야기를 했었다. 그 이야기를 실감한 건 그 뒤로도 한참 뒤였지만 지금 TV 프로그램들의 양상을 보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콘텐츠 시대 격차도 꽤 긴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많은 예능 프로그램은 남의 삶을 들여다보며 즐거움을 얻는 것이지만 셀럽들의 집이나 생활에서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의식주 패턴의 모습이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먹는 거에서 입는 거 그리고 그들이 사는 집의 인테리어 등을 통해서 가장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기회를 얻는 것이다. 매슬로우가 돌아가실 때 자신이 이야기한 매슬로우 욕구 5단계는 뒤집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단다.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가 자아실현 욕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의식주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세상이다라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 TV를 바보상자라 하지는 않는 거 같다. 과거 한정된 콘텐츠로 단순히 보고 즐기는 의미인 시대일 때 혹은 미디어를 활용하여 권력이나 이념을 지키는 수단으로 오용했을 때 나오는 말이지 않았을까? 현재는 영상은 가장 최첨단의 기술이 반영되는 분야이고 초등생 장래희망이 크리에이터인 세상이다. TV란 말은 Television의 약자인데 멀리 전파를 보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다. 현재의 TV는 미래를 현재에 보여주는 기기라는 의미에 가깝지 않을까?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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