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명광 Sep 12. 2018

AI스피커! 너의 이름은?(ep.1)

마케팅일기 - 2018년 9월 12일 수요일 날씨:일하기 싫은 맑음

일정이 몇 개 있는 날은 마케팅 일기를 전개하는 게 쉽지 않다. 몸도 지치고 뇌도 많이 사용해서 인지 잘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5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케팅 일기> 정기구독자^^ 한분이 AI스피커가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써달라는 요청을 하셨다. 이거 팟캐스트나 오디오 클립이라도 해야 하나 잠깐 생각을 했다. ^^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고 나서 식탁에 앉아서 노트북을 펴놓고 하루 종일 보지 못한 페친들의 일상을 좀 둘러보다 보니 12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오늘 구글 홈 한글판이 론칭해서 아마도 AI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 하신 거 같아서 그 부탁을 들어드리는 착한 글쓴이가 되기로 했다.


타이핑을 하려다가 AI스피커에게 나는 구술할 테니 너는 받아 적어라라고 하면 제대로 받아 적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해본 적이 없어서 빅스비를 부르고 나서 받아 적어 봐했더니 "어렵네요 더 공부해야겠어어요"한다. 그래서 메모해줘했더니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설염(혀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몸이 피곤하면 바로 생긴다. 온갖 약부터 민간요법까지 해봤는데 항상 생긴다. 이리 살아란 뜻인가 보다)이 생긴 데다 5시간이나 혀를 혹사시켰더니 발음이 영 아니라 받아 적는 모양이 맘에 안 들어 키보드를 치고 있다. 아무튼 가능성은 본 셈이다.

설염이 나으면 음성으로 일기를 써볼까 싶기도 한데 머리에서 쏟아지는 단어 무리를 말로 해도 무리가 없으려나 생각해보니 아직은 잘 모르겠고 한번 시도는 해볼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AI스피커에 관심이 좀 있었다. 작년부터 내 글이나 강의에서 다루던 주제 중에 하나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트렌드에 대한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4차 산업혁명과 연관이 많은 아마존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알렉사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되었고 한국에서 알렉사를 제대로 시현해보기엔 어려웠기 때문에 'Fire'(아마존 PB 패드)를 사서 알렉사를 사용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알렉사는 영어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략 인사와 날씨 혹은 패드 이용에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존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처럼 뭐라도 주문해보고 싶었으나 딱히 배송할 게 없어서 시도하지는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mCjvV3iFsuw

<에코를 통해 아마존을 부르고 보이스쇼핑을 하는 미국 엄마의 모습이 나오는 영상이다.>

인류에게 AI가 등장한 것은 이미 한참이 지났다. 2011년 애플이 시리를 내놓으면 첫 발을 내 디뎠고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타나를 같은 해에 아마존은 알렉사를 등장시켰다. 구글은 상대적으로 좀 늦은 2016년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하면 늦은 편이지만 2016년 SK가 아리아를 2017년엔 KT가 기가지니를 삼성이 빅스비를 네이버는 클로바를 카카오는 카카오i를 내놓았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2018년에 구글 홈(스피커 이름)이 등장했으니 국내에서 가장 늦은 편이기도 하다.

AI스피커는 AI의 이름과 스피커 이름 그리고 호출어까지 혼재해서 헷갈린다. 그리고 출시했다가 리뉴얼해서 이름을 바꾸고 해서 사실 저 이름이 다 정확한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구독자님의 의견인 AI스피커 호출명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가야겠다. 이름이 마케팅과 어떻게 관련이 있냐고 물어보셔서 사실 나도 이름 어떻게 지었는지 몰라서 좀 찾아보았다. AI스피커도 유형이 있는 거 같은데 (기술적인 것이라 잘 모르겠지만 단순한 인터페이스 기능으로 시작한 것과 러닝을 통해서 대응하는 걸로 나누는 거 같은데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좀 달아주시길)

<누가 음성시장을 평정할 것인가? 출처 : T3.com>

최초의 음성비서의 역할을 하던 SIRI의 이름은 이 뜻이란다. Speech Interpretation and Recognition Interface for iOS devices that enables users to speak natural language voice commands and receive audible confirmation from Siri. 우리말로 음성 해석 및 인식 인터페이스(매개체나 프로토콜)다 매우 직관적인 이름으로 애플다운 작명법이다.

"알렉사"는 아마존 개발자들이 스타트렉을 복제하고 싶었다고 한다. 스타트렉 크루들이 'computer'라고 부르는 것에 착안해서라는데  컴퓨터라고 하고 싶었으나 잘렸고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고민하다가 모음과 X가 들어간 이름으로 낙점했다고 한다.

구글은 "OK Google"이라고 했는데 이는 구글은 인공지능 비서에게 사람 이름을 짓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Google assistant라고 했단다. 이 이름은 구글의 정체성과 미래 핵심 제품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에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두 개를 다 사용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아마존의 알렉사를 부르기가 쉬워서 더 많이 사용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는 비디오 게임의 인공지능 캐릭터 이름이란다.  "Hey Cortana"라고 한다.  

SKT의 누구(고객이 원하는 누구가 될 수 있다 해서)는 "아리아"(누구는 왜 그렇게 지었는지 나와있는데 아리아는 찾아봐도 안나옴)라고 부르면 되고 KT는 "지니야"(뭐 소원을 말해봐에서 나온거)다 네이버는 "헤이 클로바"(지식인 이미지의 연장선상으로 보임), 카카오는 "헤이 카카오"(카카오를 버릴 순 없지)

삼성은 "빅스비"라고 하는데 중성적 정체성에 인식 높은 단어를 그냥 골랐다고 한다.(보기엔 가장 성의없어보이나 쉽게 정하진 않았을 거가 뻔함)

이 호출어는 다양하게 변경이 가능한데 회사들이 정해놓는 곳은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서란다.

여기서 잠깐 2017년 버거킹이 구글홈을 해킹한 광고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버거킹 직원이 와퍼에 대해 15초만에 설명하기 힘드니 구글이 설명해 달라면서 OK Google에게 와파거 뭐냐고 물으면서 끝나는 데 집에 있는 구글홈이 반응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기발한 광고를 구글은 달가워하지 않았고 3시간만에 호출에 응답하지 않도록 반영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dWOAtLdn4


호출명을 붙이는 몇 가지 원칙이 보이는데

1. AI스피커가 어떤 역할을 해줄 것인가?

시리는 말 그대로 AI 음성비서란 의미의 약자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정의하였지만 알렉사는 미래의 모습을 현재에 구현하고 싶은 모습이 담겨있다.(아마도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알렉산더가 되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알렉사는 알렉산더의 여성형이다.) OK Google은 구글의 미래 전략이 담겨있고, 코타나는 게임 이름에서 나온 것을 보니 인공지능이라는 의미를 더욱 강하게 하고 싶었던 거 같다. 국내에서는 주로 친구나 가족 같은 느낌을 주도록 하면서 지은 거 같은데 통신사와 포털 간 결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통신사는 친근함 쪽에 더 가깝다면 네이버나 카카오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담아 놓은 것으로 보인다.

2. 인식률을 높여야 한다.

음성인식이다 보니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여러 가지 불평들이 있다. 사람도 아니고 사람도 못 알아들으면 물어보는 게 당연지사지만 상품이다 보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음성인식률이 높은 단어나 음가를 사용하였다. 주로 헤이나 하이를 붙인 이유는 그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상품중에 선택받기 위해서 짧은 이름이 낫다는 것이 주요 평이나 사실 이름보고 고르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3. 비서의 역할을 할 것인가? 친구의 역할을 할 것인가?

애플이나 구글은 좀 더 비즈니스적인 접근을 특히 업무적으로 느껴지는데 아마존은 커머스에 최적화하는 수준에서 부르기 좋은 호출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비서쪽 보다는 친구 쪽에 가까워 보이는데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음악을 틀어주는 채널 돌려주는 일이나 정보를 읽어주는 일 등 초기에는 그렇게 복잡한 일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호출어 하나로도 기업의 성격 마케팅적 방향 등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제안해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여기까지만 해도 내용이 너무 많아서 이어서 AI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또 이어서 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To be continued~


http://clnco.kr/


매거진의 이전글 기업이 싫어하는 예민남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