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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Oct 05. 2018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신묘한 힘을 가진 소비자시대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5일 금요일 날씨:비가 오면 생각나

tvN의 신서유기를 꽤 좋아해서 대부분 찾아보았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로 시작한 이 예능은 벌써 시즌 5가 진행되고 있다. 거기에 신묘한 힘이 나왔었는데 재밌는 것은 이 출연자들의 케미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들은 진짜 신묘함 힘을 가졌는지 눈빛만 보고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다 신묘한 힘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이건 거의 신의 경지가 아닌가? 하나를 보고 열을 읽어낸다는 것인데...

영어에도 똑같은  말이 있다. See one and you've seen them all. 사람들은 어디에 사나 똑같은 존재인가 보다.

https://tv.naver.com/v/1368828

<신서유기에 나오는 신묘한 힘~~ 참 신묘하게도 잘 만들었다.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어릴 때는 참 싫었다. 나란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다 안다고 하나를 보면 다 알지라고 말대꾸할까 생각했었다. 나는 이런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을 왜 다르게 해석하느냐란 생각을 한 것이다.

진이가 엄마 아빠 사랑해라고 평소에 하지 않던 애교를 부렸다. 매우 기분이 좋았지만 그것도 잠시 이것저것 정말 말을 안 들어서 진아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라고 했더니 웬걸 약빨이 제대로다. 한 3일 이걸 우려먹었더니 소리를 지른다. 언제까지 그럴 거야~~~ ㅋ 자기의 의도는 그게 아닌데 내가 그렇게 자주 활용하다 보니 화가 났나 보다^^나보다 더 반항적 기질이 다분하다.  

나도 진이의 행동 하나만 봐도 열을 아는 경지에 이르렀다. 친구 누구는 무엇을 가지고 있다든가? 어디에 가면 뭐가 있다든가? ㅎㅎ 뭔가 갖고 싶다는 뜻이다. 어른이 되면 이런 신묘한 힘은 자연스레 생기는 초자연적 힘일지도 모르겠다.



마케팅에서도 이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신묘한 힘은 유효하다. 소비자들은 이런 신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상품이나 서비스가 일천할 때는 이런 구분 능력이 별로 없었는데 공급자가 최선을 다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도록 열일을 해준덕에 이제는 뭔가 던지는 키워드나 상품이나 서비스의 한 부분만 보더라도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페친 중에 한 분이 타임라인에 한 회사의 화물차 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다. 내용인즉 저 차의 세차 상태로 저 회사의 Fresh 함이 연상될 수 있겠는가 다. 요즘처럼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이 중요한 시대에 저런 부분까지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신선함은 깨끗함도 포함하는 의미다. 특정회사만 이런것은 아니지만 이 회사정도면 그리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을 비즈니스나 마케팅에서 매우 잘 사용하고 있는데 하나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1. 하나는 신뢰를 말한다.

상품이나 서비스 수준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사람들은 신뢰를 보낸다. 이 신뢰는 같은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동일한 신뢰를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풀무원은 두부로 사업을 시작했다. 바른 먹거리라는 슬로건으로 두부사업을 시작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자 다른 상품을 확장을 쉽게 할 수 있었고 이는 빠른 사세 확장이 가능하게 했다. 이는 단순히 상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고 그 회사가 영위하는 모든 비즈니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믿음을 보내준다.

대기업 비즈니스가 무결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기업에 대한 일정 부분의 신뢰를 갖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기업이라면 최소한의 신뢰기반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고 기획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브랜드 하이어라키(Hierarchy-체계)를 활용해서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corporate Brand의 신뢰도가 높다면 Family Brand나 Indivisual Brand를 보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잘 키운 두부가 열 동생을 만들었다. 출처:풀무원 뉴스룸>

2. 하나는 USP를 말한다.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또는 Point)는 소비자에게 어떤 고유한 가치를 제공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활용된다. 물론 시대가 흐를수록 공급자의 증가와 기술의 평준화로 이런 USP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USP가 확실한 기업이나 브랜드는 꾸준하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것은 가격이 될 수도 성능이 될 수도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하나는 유일하고 고유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엘지가 1위를 하지 못하는 가전제품 중에 하나가 김치냉장고다. 리소스가 풍부한 두 회사가 대유위니아의 딤채를 쉽게 넘지 못하는 이유는 원조 김치냉장고가 가진 신뢰에 김장독이라는 고유의 카테고리를 창조하였던 그 하나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대유는 다른 상품들로 확장이라는 부분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현대카드가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할 당시 2%를 넘지 못하는 시장점유율을 14~5%까지 올려놓은 것은 다른 카드사들이 그전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디자인과 문화 같은 부문에서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소비자는 선택하였다. 이런 USP가 발목을 잡는지 확장의 단초가 되는지는 그 기업의 역량이 되겠지만 가지지 못한 것보다는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만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좋은 것은 없다.

3. 하나는 연결이다.

하나를 잘못하면 열개가 망가질 수도 있다. 과거에는 정보를 가진다는 것이 권력일 만큼 정보의 공유가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처럼 완전정보시대라 할 만큼 정보 획득이 쉬워진 시장에서 기업이 저지른 하나의 잘못된 행위나 일탈은 지금까지 쌓은 모든 신뢰나 역사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게 되었다. 풀무원은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풀무원푸드머스에서 납품한 케이크를 통해 식중독이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CI 체계를 도입하면서 효율화를 추구하는 등 기업이 성장하면서 네트워크화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네트워크는 효율을 만들기도 하지만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도미노가 될 수도 있다. CEO부터 말단사원까지 그리고 상품, 서비스, AS, 메시지 등 모든 접점이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의 잘못이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하나를 다스리는 신묘한 힘이 경지에 이르러 보인다. 과거에는 소비자 한 명의 힘이 매우 약했지만 모바일과 연결 그리고 경험과 공유의 시대에는 하나하나가 모여 어마 무시한 힘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집단지성은 신묘한 힘의 에너지를 무한대로 확대하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세상사에 다 통용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특히 비즈니스나 마케팅에서 지금처럼 저 말이 무서운 때는 없던 거 같다. 더하면 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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