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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Oct 08. 2018

백만불짜리 리만 가설만큼 어려운 마케팅 난제는?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8일 월요일 날씨:급쌀쌀

아빠가 된다면 꼭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대답은 "아빠가 좋아~~" 정말 유치한 거 같지만 부모가 되고 나면 이상하게 물어보게 된다. 가끔씩 아이들의 애정을 확인하고 싶은 건가 보다. 거기다 이건 서열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과도 같은 것. 내 말의 약발이 받으려면 아빠가 좋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질문을 할 때는 꼭 아빠를 뒤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 아빠가 나올 확률이 높을 거 같다. 정말 유치한 이 질문을 하고 나면 돌아오는 진이나 준이의 대답은 한결같다. "엄마 아빠 다 좋아"

아이들에게 이 질문은 탄생 이후 최대 어려운 문제일 게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생존의 DNA가 유전자에 들어었나보다. 어느 정도 관계라는 것을 터득하는 성장단계에 이르고 서로 대화를 이어갈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웃으며 간결한 답이 되돌아오게 된다.

<리만가설이라는데 눈뜨고도 모르겠다.>

최근에 수학의 최대 난제로 알려진 리만 가설(1859년 독일 수학자 리만(1826-1866)이 제기한 가설로, "2, 3, 5, 7 같은 소수-素數·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 떨어지는 수-들이 어떤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이 수학 질문에 백만 달러가 걸려있다.)이 풀릴 거 같다는 이야기로 수학계는 떠들썩했다는 데 수포자(수학포기자)인 나는 별 관심이 없다. ㅜㅜ 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난제라면 항상 관심이 많다.


마케팅 영역에도 리만 가설 버금가는 몇 가지 난제들이 있다. 그중에 일부를 한번 살펴보자


1. 마케팅에 대한 투입 비용의 효과를 증명하시오?

자기 사업을 하건 직장을 다니건 마케팅 비용으로 생각되는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문제에 항상 부딪힌다. 특히나 세일즈에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1+1이나 사은품으로 투입되는 비용은 실제 판매량이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 해당하거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해당하는 일들에 대해서 사용하는 비용의 효과에 대해서는 사실 난제 중에 난제가 된다.

물론 과거보다 훨씬 디지털 환경에서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과 측정이 용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도 추적이 가능한 온라인에서의 행위에 대한 것일 뿐이다(사실 이것도 클릭을 요구하는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구매가 실시간으로 트래킹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도 반쪽이다). 오프라인에서 공중으로 사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케팅 비용들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라는 지시라도 받거나 마케팅 실행계획을 세워서 진행라려는데 경영지원팀이나 재무팀에서 결과는 어떻게 낼 것이냐고 물으면 소화가 안되면서 머리가 아파온다. 온갖 이유 갖지 않은 이유를 들이대서 진행을 하지만 사실 그 결과들은 온갖 소비자에 대한 구애의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얼굴에 철판을 까는 수밖에~이 난제는 또 다른 난제인 소비자의 구매 결정이 어디서 일어나는가란 질문에 대답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을 텐데 이 또한 난제다.


2.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은 언제 일어나는가?

소비자 행동모델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광고 쪽에서 많이 사용하던 모델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모델 중에 하나가 미국의 클렌드 홀이 제창한 AIDMA로 사람이 행동하기까지 주의(attention), 흥미(interest), 욕망 (desire), 기억(memory), 행동(action)의 순서로 움직인다는 것인데 사회가 복잡해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본의 광고대행사 덴쯔가 AISAS(Search-Action-Share)라는 모델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지금의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하여 AISCEAS, AIDEES 같은 이야기도 나오는데 결론은 이제는 어떤 Funnel(깔때기) 같은 형태의 고객의 구매 여정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맥킨지가 고객 구매 여정(Customer Decision Journey)을 이야기하면서 무한루프처럼 이뤄진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맥킨지라는 컨설팅 회사가 3대륙 5개 산업영역 2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개발한 CDJ>

이런 변화의 근본적 이유는 온라인의 발달에 기인하는데 공급이 과잉되어 소비자에게 구매 주도권이 넘어가기도 했거니와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은 완전정보시대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깔때기 형태의 설명으로는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구글이 이야기한 대로 ZMOT(Zero Monent of Truth)의 시대인지라 디지털로 추적을 한다고 해도 온오프라인이 뒤섞인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마케팅 비용을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터의 숙제가 되었다.


3. 소비자는 이성적인가 감성적인가?

위와 같은 연구를 통해서 보면 검색하고 비교하고 하면서 최적의 상태의 구매를 이루는 거 같은 소비자들이 어떤 때는 전혀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똑같은 물건인데 가격이 낮은 곳이 아니라 내 취향에 어울리는 영상을 보여주거나 어떤 취향에 어울리는 공간에서 팔거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 전혀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의 구매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면 소비자는 절대 합리적이지 않은 거처럼 보이는 것이다.

<당신은 얼마나 합리적인가요?>

거기다 사람들마다 취향이라는 독특한 기준을 가지게 되면서 이런 선택의 기준이 어떤 성향인지가 더욱 불확실한 상태가 되었다.

굉장히 이성적일 거라 생각되는 소비자들에게 이성적 판단을 요구하는 선택지를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되지 않았을 때의 난감함은 마케터들에게 항상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별의별 마케팅의 난제는 일을 하다 보면 수시로 부딪히게 된다.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선택할 것이냐? 사장이 좋아할 것을 할 것이냐? 또는 협력업체를 더욱 누를 것이냐? 아니면 상생의 길을 걷다가 상사 눈 밖에 날 것이냐? 등등 꼭 마케팅에서 일어나는 난제는 아닐지 모르지만 마케팅에서 난제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다. 마케터여 위의 난제를 풀었다면 꼭 연락 주시길... 백만 달러는 아니더라도 밥이라도 한 끼^^ 하자고요~~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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