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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Apr 28. 2016

니똥 굵다

나는 똥이다 6

니똥 굵다는 속담이 아니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쓰기 시작했는지 모호한 이 한 마디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대체적으로 이 말은 “너 잘났어”의 의미다. 왜 이런 말을 쓰기 시작했는지 사회학적으로 의학적으로 해석이 분분하지만 친한 친구끼리는 친구의 잘난 척에 대한 응징적 언사일 뿐이고 뒤들 돌아보며 속으로 이 말을 외쳤다면 직장상사나 갑질하는 사람에게 대한 모욕적 언사일 것이다.

‘그래 니가 뭐 잘 났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니똥 굵다’

누구나 한번쯤 이 말을 상대하고 싶지 않지만 상대해야 하는 상대에게 속으로 건네곤 했을 것이다. 이 말은 절대 스스로에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똥 굵다.’자조적 언사로는 가능하겠으나 직접 리딩해 보니 그리 착 감기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잘남 또는 잘난 척에 대한 시기, 질투 또는 포기의 의미를 지진 니똥 굵다는 의학적으로는 굉장히 찬사라고 한다. 옛날 어른들은 똥이 굵어야 건강하다고 했다는데 의학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똥은 바나나 모양이면서 굵고 황금색이고 뒤끝을 남기지 않고 시원하게 한 덩어리로 떨어진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배변량은 200g 정도인데 유럽인들은 100g정도 이고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무려 1kg에 이른다고 한다. 정말 굵은 사람들이다. 이유는 육식을하면 똥의 양이 줄고 채식을 즐기면 식이섬유가 많아서 양이 많아지는데 원인이 있다는데 식이섬유는 소화가 되는게 아니라서 나물만 먹으면 똥꼬가 찢어진다고한다.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은 풀대죽만 먹으면 정말 찢어져서 나온 말이라고 하니 채식만 고집하는것도 문제다.

쓰다보니 옆길로샜는데 본론으로 돌아가서 니똥 굵다는 말이 자주 쓰이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 니똥 굵다라는 말을 좀 장황하게 해석해 보면

“그래 너 잘 난 줄 알겠는데 내 얘기도 좀 들으면 안 되겠니? 네가 아무리 잘 났어도 나를무시하는 그런 눈빛과 언사는 내가 너의 권력 때문에 이런 말을 듣고 있지만 나도 너만큼 배울 만큼 배웠고 집에선 한 가족의 가장인데 네가 나를 이리 상대하는 것을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라고 길게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주어와 술어 목적어나 형용사나 부사가 격해질 수 있으나 크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니똥 굵다라는말을 듣는 사람들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1. 내 말이 대체적으로(약 99%) 맞다고 생각하고 다른사람의 의견은 개무시 한다.

2. 들어보지도 않고 그건 안돼 라고 말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3. 남에게는 못하게 하는 것들을 대체적으로 자기는 거리낌없이 한다.

4. 배려라는 글자는 글자일 뿐이다. 나를 위한 배려는 당연하고 남을 위한 배려는 이유가 있어야한다.

5. 남의 말은 쉽게 건네고 판단하면서 내 말은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6. 기분이 좋을 땐 천사처럼 굴다가 심사가 틀어지면 악마도 이런 악마가 없다.

7. 내가 하는 모욕적 언사는 팩트에 기초한 충고이자 직언이지만 남이 하는 모욕적 언사는 그냥 모욕이다.

간단하게 니똥굵은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 보았는데 전형적인 자기 관리가 안되고 변화에 둔감한 사람들의 특징과 일치한다.

니똥 굵은 친구를 만난다면 과감하게 친구관계를 정리하라고 하고 싶다. 이해적 관계가 없으니 그냥 지내도 될법하다고 판단되면 그냥 둬라. 친구끼리 잘난 척은 좀 눈꼴 시렵겠지만 그래도 귀엽게 봐줄만한 구석이라도 잊으니 말이다.

하지만 니똥 굵은 상사나 이해관계자를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항상 이런 사람을 대할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다. 따지고 보면 니똥 굵은 애가 스트레스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대신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건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 아닌가? 친구라면 안 만나면 그만이지만 직장 상사나 갑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건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니똥 굵은 사람과 만나 일을 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확률 100%이다.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더럽고 치사하지만 내가 다치지 않을 꿀팁을 소개한다.

1. 세상은 넓고 똥 굵은 놈 넘쳐난다. 그냥 쿨하게 인정하라.

2. 심호흡을 하고 귀를 열어라 그리고 오늘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하라.

3. 내 주위엔 왜 이런 니똥 굵은 애들이 많지라고 생각하지 마라. 정도의 차이만 있다.

4. 나는 똥 굵어지지 않도록 일신우일신 하겠다는 다짐을 하라. 남이 나에게도 니똥 굵어라고 할수 있음을 잊지말라.

5. 니똥 굵지 않는 사람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세상에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 많다.

6. 집에 가서 니똥 굵은 사람 흉봐라. 집은 대나무 숲이 아니다. 다만 회사에서는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아라. 아군인지 적군인지 아직은 모른다.

7. 니똥 굵은 사람에게 당한 사람들끼리 모이지 마라. 뒷담화 늘어나봐야 그 시간도 스트레스다.

8. 책상 앞에 이렇게 써 놓아라 “나는 절대 굵지 않을 것이다”


똥중엔 황금색 바나나 모양의 적당한 굵기의 똥이 최고다. 육식을 많이 하면 똥이 작고 냄새가 심해지고 채식을 많이 하면 똥이 커지고 양이 많아지며 수분이 적어진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잡식 동물이다. 푸른 초원을 호령하는 육식의 사자도 아니고 이슬맺힌 아침 풀잎만 찾아 다니는 고고한 꽃사슴도 아니다. 사람은 사람일 뿐이다. 서로의 똥 굵기를 뽐내지 말고 건강한 똥을 싸는지 항상 나를 되돌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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