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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May 11. 2016

인종의 차이는 있어도 똥의 차이이는 없다

나는 똥이다 7

네이버 지식인에 이런 질문이 올라와 있었다. 인종에따라 똥의 색깔이 다를까요? 초등학생 수준의 질문이지만 막상 질문을 받는다면 갸우뚱 할지도 모르겠다.사람은 역시 호기심의 동물이다.

<출처 : http://www.dailyalternative.co.uk/>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질문을 분석해 보았다.

첫째, 인종이란 무엇인가?

사전에는 인류를 지역과 신체적 특성에 따라 구분한 종류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이나 서양인과 동양인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인류는 호모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種)으로 볼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다양하여 인종은 그 종 안에서의 변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외국인을 처음 보았다. 많은 기억중에 하나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당시엔 타 인종을 보는 것이 충분히 충격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인을보는 일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200만을 육박한다고 하니 이제는 한민족이라는 단어도 무색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종간에는 생물학적 특징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피부색이나 머릿결이 다른 것과 같이 신체적으로 다양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차이를 인지하게 되는 외적 차이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미국 모넬 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귀지도 차이가 있는데 동양인보다 서양인의 귀지 냄새가 심한데 이는 냄새를 생산하는 분자인 휘발성 화합물이 백인의 귀지에 더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양인 귀지는 건조한 반면 서양인 귀지는 눅눅한 차이도 있다고 한다. 피부도 차이가 있는데 동양인 피부는 서양인보다 두껍고, 피지 분비가 많고 멜라닌색소가 많아서 피부가 손상되면 색소침착이나 흉터 역시 서양인보다 잘 생긴다고 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생물학적 특징을 가지고 우열을 구분하는 어리석음으로 인한 많은 상처들이 있다. 이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의식에서 온 것으로 최근에도 인종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생물학적 구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이자 사회적 문제를 수반하는 키워드이다.

 

<출처 : 조선일보>

두 번째, 사람마다 똥의 차이는 왜 나는가?

같은 음식물을 먹는다면 상식적으로 같은 똥을 싸게 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음식을 먹었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굵기나 묽기, 색깔이 다르다. 음식물은 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직장을 거쳐 항문으로 배설되는데 각 소화기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식습관의 차이가 똥의 색깔과 모양을 변하게 한다고 한다. 똥의 색은 담즙의 색소인 빌리루빈에 의해 달라지는데 처음 녹색으로 시작해 노란색이나 주황색으로 변화한 다음 담즙과 세균에 노출됨으로써 갈색, 황금색으로 변하게 된다고 한다. 황금색 또는 황갈색 똥은 건강하다는 의미이고 다른 색을 보인다는 것은 몸 한곳의 이상을 나타내는 것이니 항상 똥의 색깔을 잘 살피라고 의사들은 권유한다.

제목을 설명하다 보니 인종과 똥 색깔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는데 이 질문에 대한 근본적 해답은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다. 한국은 이미 다민족 국가이다. 필자가 어려서 배운 단어 중에 한민족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어를 공통으로 사용하며 한반도를 중심으로 공동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계 민족이라는 의미인데 대한민국에 이미 다문화 동네가 30곳 이상이라고 하니 한민족이란 단어는 용도 폐기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 중에 하나이고 특히나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기도 한다. 결국 다문화에 대한 몰이해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적 현상의 결과물인데 나와 다름에 대한 인정이 부족한 것과 더불어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해의식이 양산해내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필자는 1997년 어학연수를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캐나다에서 받았던 가장 큰 문화충격은 인종이나 나이에 상관없는 삶과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였다. 나이와 민족에 상관없이 친구가 되고 같은 음악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카페의 한 단면은 어린 한국인에게는 인생 최대의 깨달음과 삶의태도에 변화를 주었다.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선 나이나 지역, 학벌, 직업, 커뮤니티 등에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발생하는 차별을 이겨내거나 무시하고 살아야 한다. 의식적 차별을 고수하는 사람은 본인도 타인으로부터 차별을 감내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나 자기의 차별은 당연한 것이고 타인의 차별은 참을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발전적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당연하지만 현재는 당연하지 않은 타인에 대한 인정과 배려로부터 관계가 형성되도록 하는 문화의 정착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적으로 인종차별을 의식적으로 하지않는다 하더라도 타인종에 대한 감정이입은 쉽지 않다고 한다. 캐나다토론토대학교 마이클 인즐리치트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신과 동일한 인종에겐 쉽게 감정이입이 되는 반면, 다른 인종에겐 그렇지 못하다 보니 편견이 생기고 배척하는 심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인종의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일 뿐 그 이상도이하도 아니다. 또한 사회적 지위나 구조적 위치에 따른 것도 사람에 대한 기본적 존중보다 높은 곳에 위치할수 없다. 최근 다양한 갑질 사례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는 내똥만 굵은 줄 아는 정신적 미성숙인의 불편부당한 권력사용일 뿐이다.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 바로 성숙한 사회구조의기초이고 자기 관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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