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2009년 미국에서 8개월을 지내며 여행이 아닌 미국의 생활을 정리하였던 글이다.
좀 오랜 이야기이지만 여행에서 본 미국과 생활에서 본 미국은 많이 달랐다. 한국의 삶만 치열한건 아니었다.
이 글은 e-mail로 당시 생활을 지인들에게 보냈던 내용중 하나로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보냈던 글이다.
시간여행이라 생각하시고 감상하시길...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듯 이곳 뉴저지를 포함한 미국의 북동부 지역에는 몇십년만의 대폭설이 내렸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저랑 같이 살았던 사촌의 사촌 즉 사돈 총각의 결혼식이 버지니아(워싱턴 DC)근처에서 있어서 차로 가는 중에 너무나 많은 눈으로 100마일쯤 가다가 차를 돌려 돌아와야 했고 심지어 결혼식도 하루 연기되는 사태를 겪었습니다.
앞이 보이지도 않고 워셔액도 떨어지고 길은 미끄럽고 진퇴양난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모든 현상에는 이면이 있네요.. 인생도 그렇듯이..
럿거스 대학 건너편 공원
럿거스 대학 건너편 공원
이곳은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모든 쇼핑몰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장사진이고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나게 해주는 반짝이들을 장식해 두어서 밤거리를 돌다보면 서로 경쟁하는 크리스마스 장식 콘테스트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유명 쇼핑몰들은 앞다퉈 큰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하고 산타들을 섭외해서 사진을 찍어주는 풍경을 연출합니다. 유명 산타들은 수염도 관리하고 몸매도 관리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여느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사진 찍을 준비하시는 거 작게 보이지요?
미국 가정들은 해매다 아이들과 같은 산타와 사진을 찍는 전통아닌 전통도 있다네요..ㅋㅋ
산타와 사진찍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중
캐나타 토론토 대형 쇼핑몰 이튼센터
앞의 사진은 동네 근처의 쇼핑몰이고 뒤의 사진은 토론토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이튼 센터의 장식물들입니다. 지난주에 토론토를 다녀왔거든요.. 토론토에 이민온 고등학교 선배가 있어서 10여년만에 이국땅에서 반가운 조우를 했습니다.
싼 여정비용으로 인해 겨우 1시간 날아가면 되는 거리를 뉴욕가장 북부에 있는 라구아디아 공항을 이용하느라 편도 8시간 정도의 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거기다 생전 처음 타본 40인승 비행기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버스같더라구요.. 승무원이 한명이고 파일럿은 두명입니다. ㅋ거기다 기내용 가방마저도 탑승구에서 바로 받아서 비행기 밑에 실어주는 Valet서비스도 하구요.
승무원 한명 탑승객 40명정도의 작은 제트기
핸드폰으로 찍기엔 무리 2008년 비행기에서 본 맨하탄 야경은 정말 환상
짧은 시간에 힘든 여정이었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맨하탄의 야경은 정말 백만불 짜리 였습니다. 광학기계로는 도저히 그 광경을 보여드릴수가 없네요.. 더욱이 핸폰 카메라로 찍어서..
저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통째로 땅에 뿌려놓은 것 같은 Amazing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여행경비가 정말 아깝지 않은 야경이었습니다. 잠시 토론토 풍경을 감상하시지요..
캐나다 토론토는 최근에 다운타운에 콘도 투자에 대한 광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이민자들의 유입이 많아 지면서 특히 아시아인들의 콘도 투자 붐으로 계약 당시 다운타운에 새벽 줄이 생기는 최초의 광경이 나타나 토론토 언론들이 연일 떠들고 있다고 합니다. 미 달러 약세로 인해 거의 1대1의 캐나다 달러 강세라 물가도 많이 비싼편입니다.
한가지 인상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토론토 대중교통은 2.75달러입니다. 버스나 지하철 모두. 하지만 가장 인기있는 커피 전문점인 Tom앤 뭐시기에서 레귤러 커피 1.2불입니다. 한국은 대중교통 900원에 커피전문점 레귤러 커피 약 3천원에서 3천5백원..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는 대중교통 서비스에 비해 기업이나 개인들이 운영하는 커피값은 절반도 하지 않은 현실에 비해 한국은 너무나 싸서 항상 적자지만 버스비 100원만 올라도 난리나고 비싼 커피는 없어서 못파는 아이러니..
물론 커피를 모든 사람들이 매일 마시지는 않습니다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눠사는 부분에 덜 인색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캐나다 가는 일은 쉽습니다. I-20라는 학생신분에 대한 신분서류에 싸인만 받아서 나가면 되는데 캐나다 입국시에 뭐하러 왔냐만 물어보고 바로 들어갑니다. 한국인은 비자 필요없습니다만 작은 나라들은 비자가 필요해서 대사관에 다녀오고 하더군요..
들어오는 길이 항상 문제입니다. 캐나다 입국 심사 1분 미국 입국심사 15분 ㅋㅋ
한가지 좋은 점은 미국이나 캐나다는 거의 동일 생활권이라 토론토 공항에 바로 입국심사대가 있어 참 편리했습니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네요..
제목을 유심히 보셨다면 제 미국에서의 마지막 메일을 오늘 보내고 있습니다. 긴 계획을 세우고 멀리 미국까지 왔는데 무슨일인지 싶으시지요?
다음주면 한국땅을 밝고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와서 많은 것도 보고 좋은 경험도 하고 많은 사람도 만나며 공부도 준비하였습니다.하지만 현실적인 삶(결국 돈 문제와 시간이지요)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을 하고 살던차에 너무나 좋은 기회가 생겨서 바로 어플라이 하고 어드미션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MBA 코스에 합격하여 내년부터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좋은 직장과 적지 않은 샐러리, 익숙한 삶과 가족과의 이별마저 감수하며 선택한 미국행이었습니다. 지난 37년중 가장 큰 도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이 도박일까요? 토론토를 가기전 미국 동부의 라스베가스라 할 수 있는 Atlantic City에 다녀왔습니다.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잠시 당기면서 내가 미국행을 큰 도박이라 생각했던 마음을 접게 되었습니다. 슬롯머신도 이미 기계가 만들어지면서 프로그램되어 진 것인데 사람들은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으면 대박을 칠거라는 상상을 하면서말이죠.. 하지만 이미 큰 행운을 얻을 사람은 정해진거지요..
카지노에는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심심풀이인지 중독인지 모르지만 회원권을 기계에 넣고 정말 기계적으로 기계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제 옆에 흑인 할머니가 천불을 바로 따게 되는 걸 보고 참 오랜 투자(?)가 돈을 결국 벌게 해주는 구나..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10분 정도 30불 투자한 제게 행운이 오지는 않더군요..
사람들은 인생을 도박이라고들 하지만 도박이라기 보다는 이미 정해진 길에서 누군가는 그 길에 뛰어들고 누군가는 낯선길에 나서길 두려워하며 항상 다니던 길을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더 자세히 길을 살펴보고 항상 어떤 길이 나와도 잘 갈수 있도록 네비게이션도 준비하고 지도도 준비하고 차도 잘 정비해두고 좋은 사람도 같이 차에 태우고 운전연습도 좀 많이하고 교통 신호도 잘 지키고 이러면 어떤 길에서도 좋은 드라이버가 되어 사고내지 않고 안전운행하면서 많은 좋은 풍경도 보고 하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