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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Jun 01. 2016

똥볼 차는 소리 금지구역

나는 똥이다 11

똥볼 찬다는 말을 직장이나 일상에서 하거나 듣게 되는데 똥볼이라는 단어의 시작은 어디서 왔을까? 보통 축구에서 골대 앞에서 문전 처리 미숙으로 골대를 벗어나는 슛을 하는 경우나 프리킥 상황이나 롱슛이 가능한 위치에서 얼토당토않은 곳으로 차는 경우를 말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똥볼에서 똥은 똥차에서 똥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결국 볼로서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요즘 예능 한창인 이천수의 아육대에서 똥볼 날리기, 출처 : mlbpark.donga.com>

똥볼 찬다는 말이 나타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상황 1. 신상품을 내놓기 위한 임원회의 시간 상품개발팀장이 열심히 신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한 임원이 이 신상품을 내놓으려면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사양을 중심으로 설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론적이 얘기를 하고 있다.  

상황 2. 미세먼지가 연일 화제인데 이 미세 먼지를 잡기 위해서 고깃집을 관리해야 한다고 정부 당국자가 말했나 보다 인터넷에는 연일 똥볼 차는 소리하고 있다고 야단이다.

위와 같은 상황을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자주 겪게 된다. 자신의 전문 분야도 아닌데 회의시간에 한마디라도 해서 윗사람에게 눈도장이라도 찍고 싶어 하거나 여러 가지 이슈가 문제가 되는데 주요 원인은 등한시한 채 후순위 해결책을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경우, 어떤 이벤트가 이미 기획되어 실행단계에 와 있는데 이 이벤트는 기획이 중요하며 게스트가 중요하다며 섭외 문제와 장소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경우라든가, 핵심을 벗어나는 발언으로 주변 사람을 당황시키는 경우라든가, 수많은 상황이 똥볼 차는 소리로 정의될 수 있다.

똥볼 차는 소리를 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똥볼 차는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똥볼 차는 소리를 하는 원인을 찾아보자.


1. 비전문가의 업무 끼어들기

회의 시간에 주로 이런 똥볼 차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사실 한 팀이나 한 본부 내에서 회의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 임원들이 모이거나 전체 팀장들이 회의를 하는 경우 뭔가 잘난 체나 아는 체 하고 싶은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 자신의 일천한 지식으로 뭔가 한마디 해서 높은 사람에게 '나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내보이고 싶다거나 항상 자신의 식견이나 주제를 모르고 막 끼어드는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

<저 사람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똥볼 차는 소리다. 출처 : 조선닷컴>

2. 상대를 낮춰보기

어디에나 존재하는 상대를 낮춰 보는 사람들은 똥볼 차는 소리를 자주 한다. 갑의 위치에 있다거나 자신보다 자신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에게 자신의 역량과 위치 그리고 지식을 자랑하고 싶은 경우 주로 발생한다.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주로 상세 업무의 전문가들이 아니다. 결국 을의 도움을 받고자 하면서 을보다는 뭔가 알고 있어야 할 거 같고 그래야 컨트롤하기 쉽다는 생각의 오류를 갖게된다. 을이 갑에게 업무적으로 적극 도와주는 경우는 똥볼 차는 소리를 할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업무에 같이 참여해주고 아이디어를 내고 어려운 일을 해결해 줄 때이다. 상사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사라고 다 잘 아는 게 아니다. 지금 업무를 가지고 책임지고 있는 사람을 믿고 본인은 그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유관 업무나 방해되는 업무를 제거해 줘야 한다.

<내려보다가 내려간다. 상대를 졸로 보지마라. 출처 : www.buzzfeed.com>

3. 트렌드나 업무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

요즘은 업무들은 대체로 빠른 업데이트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그래서 조금만 업무에서 벗어나 있거나 관심을 덜 갖게 되면 최신 업데이트 소식을 접하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 과거의 지식이나 경험만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내보이거나 유리한 자리를 점령하기 위해 한마디 던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 똥볼 차는 소리가 되기 쉽다. 상사나 갑이라고 해서 가만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업무와 연관된 정보나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항상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옛날 사람이라는 소리 듣지 않고 살기 싶지 않다.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옛날 사람 된다.  출처 : 뉴스에이드>


그렇다면 똥볼 차는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축구에서도 똥볼 차는 경우는 디딤발과 공과 차는 발 사이의 밸런스가 어그러지는 경우이거나 눈은 골대를 보고 있는데 정작 발은 다른 곳을 향하는 경우다. 회의나 일상에서 똥볼 차는 소리를 하지 않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항상 준비하고 받아들리려는 자세와 적극적 마인드가 없으면 언제나 똥볼을 찰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1. 정확한 업무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똥볼을 차지 않으려면 우선 자신이 다루고 있는 이 주제가 어떤 이유로 어떤 목적을 위해 어느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보통 기업에서 회의를 할 때 사전에 자료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참석하는 사람들이 미리 해당 어젠다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의견이나 유관 업무를 미리 파악하라는 것이다. 한 번만 들여다보고 와도 똥볼 차는 소리를 하지 않을 텐데 꼭 나중에 메일을 못 봤다거나 하는 딴소리를 한다. 그리고 어젠다들은 이미 진행이 많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면 사전에 미리 해당 담당자들과 조율을 마쳤어야 한다. 꼭 나중에 몰랐다느니 공유를 안 해준다느니 하는 말을 해선 변명이 되지 않는다.

<목적 파악이 안 되면 똥볼 차는 소리를 하게 된다.  https://thethinkingcanvas.com>

2. 경청하고 존중하라. 

업무 진행자는 세부적 사항까지 고려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해보고 최종안들을 가지고 오는데 핵심을 찌르는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거라면 아예 입 다무는 게 낫다.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목소리만 내세울 경우 분명히 똥볼 차는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잘 듣다가 일반인으로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질문하는 게 차라리 낫다.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경청하고 어떤 내용인지 되새겨보고 발언하는 것이 좋다.

<경청이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공감하라는 뜻이다. 출처 : upliftconnect.com>

3. 지속적인 변화관리

사회도 변화고 기업도 변하고 개인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 변화라는 것이 새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 주목하고 타인의 변화를 감지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위치도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변화하지 않고 있으면 자신이 아는 것과 경험한 것만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필시 변화 없는 사람의 발언은 그 옛날 것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똥볼 차는 소리를 하게 된다.

<변하지 않으면 다른 세상을 사는 것과 같다. 출처 : mostlybrightideas.wordpress.com>

똥볼 차는 소리가 난무한다면 그곳은 어느 곳이 되었든 별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스스로의 발언들이 뇌를 통하고 입을 거쳐 나갈 때 무엇을 위한 발언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되새김이 필요하다. 이런 되새김이 똥볼 차는 소리를 줄여줄 것이다. 또한 문일지십(聞一知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나를 듣고 열을 이해한 후에 말을 한다면 똥볼 차는 소리는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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