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정혜윤
제목: 뜻밖의 좋은 일(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출판사: 창비
"그녀의 마음을 따라가는 일, 그 자체로 뜻밖의 좋은 일"
특히,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나의 오랜 관심사였다. 나는 그 답을 사랑과 우정 안에서 찾았다. 내게 사랑에 관한 최고의 정의는 '서로 시간을 합치는 것'이다. 둘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산산이 흩어졌을 시간을 합치고 합쳐서 우리가 만나지 못했더라면 시도하지 못했을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면, 그 관계 안에서 각자가 더 분발할 수 있다면, 각자가 세월이 흐를수록(옛날이 좋았어,가 아니라) 더욱 새로워질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후회 없이 축하할 수 있을 것이다. (224-225쪽)
지은이: 이원
제목: 시를 위한 사전(시는 어느 순간에도 삶의 편)
출판사: 마음산책
"시를 위한 사전이면서 동시에 삶을 위한 마음의 사전이기도 한"
위치는 중요한 것이죠. 들여다보는 것과 안에 있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들여다보면, 떠나면, 그 자리를 잊을 수 있습니다. 안에 있으면 계속 겪어나가야 합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니, 우리가 됩니다. (46쪽)
지은이: 한정원
제목: 시와 산책
출판사: 시간의 흐름
"가만히 내리는 눈처럼 아름다운 한 편의 시"
강이 얼어갈 때 소리도 같이 얼어 봉인되었다가, 강이 풀릴 때 되살아난 것이다. 말도 사람도 진작에 사라졌지만, 그들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소리가 남은 것. 눈을 감고 그 장면을 상상하면 울컥할 만큼 좋았다. 누군가는 실없는 이야기로 치부할테지만, 나는 삶에 환상의 몫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하려는 삶에서도 내밀한 상상을 간직하는 일은 필요하다. 상상은 도망이 아니라, 믿음을 넓히는 일이다. (18쪽)
지은이: 김현
제목: 행복한 책읽기(김현 일기 1986-1989)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생각할 만한 주제를 들려주는"
나는 내 욕망의 총화이다. . . . . 그러나 내 마음의 욕망은 누가 만든 것일까. 나인가, 세계인가, 섭리인가. . . . .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다 혼용인가. 애초에 무슨 뿌리가 있어, 내가 있었단 말인가. (166쪽)
지은이: 김원영
제목: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출판사: 사계절
"이렇게 감동적인 변론"
예의 바른 무관심, 섬세한 도움의 손길, 무시와 냉대 속에 혼자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고개 숙여 말을 거는 순간, 조금 더 긴 시간을 들여 상대방의 '초상화'를 그려보려는 미적, 정치적 실천. 그런 것들이 모여 자기 삶의 조건을 수용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하고 탁월한 자아를 구축하게 한다. 그런 자아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의 구체적인 삶을 언어화하고, 법적인 권리로 만들고, 품위와 겉모양만 중시하는 품격주의자들의 세계에 구멍을 낸다. 모든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존중은 이제 법률이 되고, 헌법이 되어 우리 공동체의 최고 규범이 된다. 그런 규범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다시 자신의 친구에게 "피부 관리해야 돼"라는 귀엽고, 뭉클하고, 놀랍도록 탁월한 상호작용 기술을 발휘해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이념의 중심에 오는 세상을 향한 긴 순환을 시작한다. (312-313쪽)
지은이: 캘럴라인 냅
옮긴이: 김명남 옮김
제목: 명랑한 은둔자
출판사: 바다출판사
"결국 모두를 위한 위로"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애정이란 내가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사랑받으려면 시험을 통과하고, 지적 후프를 뛰어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여겼어. 그러니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도 깊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내게는 놀라운 일이야. 이것이 네가 내게 준 선물이란다. 네 존재만큼이나 소중한 선물이란다. (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