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숨을 잘 못 쉬어요

발생! 응급상황

by 클로토

휴대폰이 세차게 울린다

머리맡에 둔 휴대폰을 더듬어 찾아 쳐다보니 '신생아실'이라고 떠 있다

또 아기가 안 좋구나

"여보세요"

"과장님, 아기가 안 좋아요"

"알았어, 나갈게"


산모가 안 좋으면 24시간 언제라도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주무시는 간호국장님은 예전에 콜이 많이 왔던 시절에는 잠옷다운 잠옷을 입고 잠을 잔 적이 없다고 하셨었다

지금 나의 복장이 그렇다

잠옷으로 사용하기 좋은 평상복 중의 하나, 원피스

순간 내 옷차림을 쳐다보며 이대로 나가도 되나를 생각한다

누가 봐도 괜찮은 옷차림이다

바닥에 놓인 슬리퍼 아무거나 발에 꿰고 병원으로 달린다

도착하는데 소요 1분.


도착해 보니 수술실이 아니고 신생아실에 아기가 있다

일단 안심이다

수술실이면 기도삽관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

신생아실이면 그래도 한고비 넘긴 아이니까 데리고 왔겠지.


급히 덧가운을 입고 들어가 보니 아이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산소를 줘도 산소포화도 70% 언저리

창백하고 힘이 없이 끙끙거리기 시작한다

바로 양압환기를 시작한다

고농도의 산소를 연결하여 Ambubagging

아기가 온몸으로 '나 힘들어요'를 외친다

내가 할 일은 소아과 의사가 도착하기 전까지 아기 상태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5분여를 처치하니 겨우 80%로 산소포화도가 회복을 한다

아기의 history를 물어보니 몸에 태변을 묻히고 나왔다고 한다

'아 태변을 먹었구나'

태어난 후 배변하여야 하는 게 정상인데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힘들면 양수 안에 태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양수 물이 똥물이 된다

아기가 뱃속에서 이 물을 마시고 숨을 쉬다 보면 폐가 안 좋아진다

5분여를 더 처치하니 산소포화도가 90%까지 치고 올라온다

회복이 너무나 더딘 상황

소아과 의사가 기도삽관을 실시한다

어렵게 기도삽관을 하고 충분히 기관 내 흡인까지 해내니 겨우 산소포화도가 100%까지 오른다

눈도 껌벅거린다

이제 보니 너무나 예쁜 아기다

얼마나 힘들었니 아가야

우리 나름 우리가 아기의 회복을 위해 애쓸 때 아기도 자기 나름 얼마나 사투를 벌였을까

'예쁜 아가야 회복을 해줘서 고맙다

별 탈 없이 깨끗하게 빨리 회복하렴

너의 안녕을 빈다'


응급상황을 넘기고 후송하고 시계를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내가 전화를 받은 시간 새벽 2시 36분

'아무렴 어때 네가 아무 일 없이 회복하여 다시 만나면 더 바랄 게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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