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문학동네에서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이라는 책이 배달되어 왔다
어디 한번 볼까하며 펼친 책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근무 끝나고 의자에 앉은 채로 읽기 시작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모두 읽었다
아들 딸이 분가한 집에 서재도 만들고 혼자서 책도 보고 너무 좋다
"엄마 심심하지 않아?"
아니~ 전혀요
나의 가장 큰 벗은 책이고 책 속의 내용들이고 책 속의 인물들이다
좋은 말씀에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을 만나면 마음이 쨍하고 소리가 나는 느낌이다
어제 저녁에 본 책에서 그런 문장이 세개가 있었다
첫 번째 문장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태도이다'
엊그제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의문이 생긴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아들이 멀리 서울로 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큰 회사 들어간다고 저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준비하는데 취직이 안된다
"인생 얼마나 된다고 멀리가고 큰 회사만 가려고 하느냐 그냥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한다
학생 때도 스트레스 받아 하면 아등바등 공부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것이 지론이었다고 한다
행복이라는 정의가 다들 다를 것이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느낀 행복의 정의는 '행복은 오아시스와 같고 사탕과 같다'이다
사막길에서 사람이 갈증을 느끼고 목마르면 자연스럽게 오아시스를 찾게 되어 있다
오아시스와 오아시스의 사이의 길을 걷다가 목마름이 이정표가 되어 그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찾게 된다
드디어 오아시스를 찾았다면 고난 뒤의 오아시스는 그냥 날마다 먹고 싶을 때 먹을수 있는 흔한 물이 아니다
너무 귀하고 감사하고 기쁨이 샘솟는다
날마다 있는 흔한 물일 때 우리는 행복하다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이처럼 행복감을 간혹 느끼더라도 귀하게 얻었을 때 행복감으로 충만해진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갈 때 침삼킴만으로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다
그런데 행복해야 한다면서 지속적으로 사탕을 빠는 것보다 도착지에 도착 후 한 번 먹는 사탕이 훨씬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언제나 달달한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그것이 또 일상이 되며 평범해진다
특별함으로 가끔 느끼는 행복감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보는것이 내가 생각한 행복이다
아무일 없이 평온하게 하릴없이 힘들이지 않고 살아가는것이 결코 행복하다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런지
두 번째 문장 자선행위를 하기 위해 타인이 비참해지기를 바라지 마라
얼마전 아퍼트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신생아가 있었다
아퍼트 증후군이라 함은 두개골유합증으로 뇌의 커나가는 시기에 맞게 두개골 넓히는 수술을 해 줘야하고 손발의 기형으로 이 피부이식과 분리수술 또한 만만찮은 기형이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는 다문화 가정이었다
적십자사에서 연말을 겨냥하여 아이의 가정을 취재하고 다큐를 만들어 방영하면 많은 후원금이 모일것이고 그것으로 후원을 하면 좋겠다고 전해왔다
아기아빠는 고민 끝에 방송출연을 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때 생각한 것은 "아기 병원비도 엄청날테고 한번의 방송 제작으로 병원비를 감당하면 좋을텐데 왜 안하지?"였다
그러나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적십자사는 자신들의 자선행위를 빛내기위해 그 가정의 비참함이야 어떻든 상관없이 목적달성을 하자는 것이다
좋은 일을 했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얻고자 그 가정을 노출시키려는 생각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무모함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과연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부자와 있을 때 먹어야 하는 가난한 자의 비참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일까?
세 번째 문장 삶의 질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가른다
행복한 삶과 불행한 삶에서 삶을 수식하는 것은 형용사이다
지금까지는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명사인 삶을 쟁취해 왔다
미완 상태로 놔 두고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떠나니 무슨 만족이 있겠는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의 이유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였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고 끊임없이 갈구하는 삶이었다
삶을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를 생각하지 않았고 하나라도 더 얹으려고만 애썼다
이제는 내 삶을 무엇으로 풍요롭게 꾸밀지를 생각하며 내 삶을 완성해 가려고 한다
쨍소리나는 세 문장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