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웃음의 기능

by 클로토

유머는 자연스럽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윤활제가 되면서 서로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유머로 함께 웃을 때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또 다른 이가 없다.

타고난 성정도 있겠지만 유머는 남을 웃기려고 하는 개그가 아니므로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다면 가능하리라 본다.

유머처럼 모두를 아우르는 따뜻한 사람까지는 아니라도 위트 넘치는 사람도 부럽다.

유머는 상대방을 깔아뭉개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며 함께 웃는 것이라면 위트는 순발력 있고 재치 있게 말을 받아치는 재주다.

위트가 있으면 비록 살짝 비트는 말에 앙금이 있지만 그 순간은 함께 웃고 분위기를 고양시킨다.

그래도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유머 있는 사람이고 싶다.


유머는 멋이고 여유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서 힌트를 얻어 이야기 주제를 삼는 것은 위트나 유머나 매한가지다.

위트가 쑥스러워하는 상대를 무대에 올리고 다들 웃게 만든다면 유머는 무대에 함께 올라가 서로 흥겹게 즐기는 것이다.

유머 있는 사람은 군림하지 않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며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이 우선한다.


유머 있는 아는 이가 있다.

그는 아가씨 때도 유머스러웠고 결혼해서도 그러하다.

"유머가 있어서 남편이 정말 좋아하겠어"

"이제는요. 실없는 소리 한다고 제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고 웃기지도 않나 봐요."

20년 이상 함께 일하는 나는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다.

일하는 중에 얼굴 찌푸릴 일이 있어도, 너무 바빠 웃음이 사라져도 유머 한번 훑고 간 자리는 다시 웃음꽃이 핀다.


웃음은 친절이다.

웃음은 분홍색 연기처럼 사람들에게 스미고 그 따뜻함이 소속된 문화를 바꾸어 놓는다.

이 공감적인 제스처가 목석같은 사람도 동화시켜 분위기를 바꾸고 목젖이 보이도록 함께 웃고 나면 상하의 격이 허물어진다.

웃기만 해도 '나는 당신과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라는 행동 언어다.

별로 웃음이 없던 그의 후배도 넉넉함을 닮아가며 내리사랑으로 후배들을 칭찬하니 직원들의 재치 있는 농담도 늘어간다.

한 사람의 유머가 웃음을 주고, 넘치는 웃음으로 서로가 어깨동무를 하면 너와 나가 아닌 친근한 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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