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책

by 클로토

작년 재작년 책을 한참 탐독하던 시절, 블로그 글들 중 책을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책장 한곳을 가득 채운다는 글을 보면 한참 기근 걸린 사람처럼 책을 마구마구 읽어댈 때라 그것이 게으름인가 생각했다.

책 욕심만 많아서 그러나도 싶었다.

최근 읽고 싶은 책이 많아 구입했는데 미처 읽지 못해 책상에서 책탑으로 쌓이는 걸보며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하고 그 마음을 공감하게 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도 구입한 책은 일 년에 천 권가량 되는데 다 읽지를 못하고 일부 쌓여 있다고 그랬다.

그래도 믿음 가는 독서가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나도 나름 비슷하네'하는 생각을 하며 안위도 해 보지만 이런 유명인과 비할 바가 못된다.

그분은 일 년 독서량이 어마어마하니까.


엊그제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꼭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고 한 권 구입해 왔는데 집에 도착해서 책상에 쌓인 책 위에 또 책을 얹으니 한숨이 나온다.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못 읽는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함은 유튜브 보고 놀 시간은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이 생겼다.

도서전 투어를 마치고 도서모임 부족들과 찻집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새롭게 알게 된 핸드폰 기능이 있다.

핸드폰 자체의 '설정'에 들어가면 '디지털 웰빙'이 있는데 그걸 활성화해놓으면 하루 중에 어떤 앱을 몇 시간 사용했는지 알려 준다.

일주일 동안 유튜브 보는 시간이 18시간, 상대방은 20시간, 또 한 분은 도서 블로거로써 블로그 앱 사용시간이 1등으로 아주 모범적인 독서인이었다.

자신이 어떤 SNS에 빠져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고 이것이 내 현주소다.

일주일에 18시간 책을 더 읽었더라면 분명 책상 위의 책 탑이 사라졌을 텐데 책 욕심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한 생활이었음을 인식하게 했다.


일주일 동안 내가 버린 18시간을 역산하면 한 달이면 72시간이다.

72시간이면 한 달에 10권 이상의 책은 너끈히 읽고도 남는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사람이 '시간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건 진짜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시간 안배를 하지 못한 탓이다.

조바심 나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현재를 진단했으니 이제 지혜롭게 시간 사용을 하면 된다.

책을 많이 읽고 싶으면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서 독서를 많이 하는 빠른 길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2025서울국제도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