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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토 May 28. 2024

그동안 .... 살았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선생이 되어 살았다.

글을 썼다.

쓴 글 모아보았다.

꼬막 껍데기 반의반도 차지 않았다.

회한이 어찌 없었겠는가.

힘들 때는 혼자 울면서 말했다.

울기 싫다고. 그렇다고

궂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덜 것도

더할 것도 없다.

살았다.


김용택의 시<그동안> 전문




농부의 딸로 태어났다.


간호사가 되어 살았다.


애들 키우고 먹고 살기 위해 애썼다.


쌓아놓은 인격도 없다.


꼬막 껍데기 반의 반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지나온 길이 회한 덩어리다.


힘들 때는 절대자에게 울면서 말했다.


울기만 하는 삶은 싫다고. 그렇다고


후회되는 일만, 슬픈 일만, 고단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덜 수는 없어서


더할 것을 찾으려고 애쓴다.


아직도 꿈틀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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