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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Oct 22. 2016

친애하는 적에게

친애하는 적에게

추천 대상 : 키다리 아저씨 후속작이 읽고 싶은 사람

추천 정도 : ★ ★

추천 사유 : 이야기의 패턴, 반전(반전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도 전작과 동일해서 추천할 필요를 못 느낀다. 그냥 후속작까지 보고 싶으면 보고.. 아니면 말고.



발췌


기껏 크게 칭찬한다는 말이 남자답다는 말이라니, 남자들 정말 웃기지 않니? 그러고 보니 내가 그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칭찬이 하나 있긴 있구나. 여자답게 빠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은 돈을 받아도 되고, 공익을 위해서 하는 일은 돈을 받으면 안 된다는 말인가요?"

"당치도 않은 소리요!" 그가 말했다. 

"그 사람은 여자잖아요. 그녀의 가족이 그녀를 부양하는 게 마땅한 일입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헬렌에게 이혼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여. 그런데 결혼 생활이란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잖아. 남편과 친구가 될 수 없었다고 하더구나. 헬렌은 남편이 여자였다면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데 단 30분도 낭비하지 않았을 거래. 그리고 헬렌이 남자였다면 남편도 이렇게 말하고 바로 가버렸을 거래.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지내십니까?" 그런데 그 둘은 결혼한 사이잖아. 연애라는 게 얼마나 사람 눈을 멀게 만드는지, 정말 끔찍하지 않니?    


결국 가엾은 마리의 말처럼 예쁜 게 중요해. 인생에서 모든 것은 외모에 따라 달라진다니까.


우리는 더 이상 공통 관심사가 하나도 없어. 사실 우리는 친구라고도 볼 수 없는 사이야. 그런데 고든은 그걸 이해하지 못해. 그는 내가 맞춰갈 수 있다고, 그저 내가 자기 인생에 관심을 기울이면 모든 일이 행복하게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해. 물론 고든과 함께 있을 땐 그에게 관심이 가긴 해. 그리고 그가 나누고 싶은 주제에 대해 나도 이야기할 수 있지. 그렇지만 대체로 많은 부분이, 그리고 가장 큰 부분이 그와 맞지 않아. 그런데 그는 이걸 알지 못하더구나. 그래서 그와 함께 있을 때면 그냥 잘 맞는 척을 하는 것뿐이야. 그런데 그건 진짜 나의 모습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매일 함께 산다면 사는 내내 난 계속 거짓으로 살아야 할 거야. 그는 내가 자기 얼굴을 보면서, 웃을 때 같이 웃고 찡그릴 때 같이 찡그리기를 원해. 그 사람만큼 나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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