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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Dec 20. 2016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추천 대상 : 딱히 추천하고 싶은 특정 대상은 없다

추천 정도 :  ★ ★

메모 : 생각 좀 그만 하라는 이야기를 몇 번 들어봐서 구매했는데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었다. 이 책은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고 규정하고, 이 사람들의 기질적 민감성, 예술성, 창조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던데 나는 내가 논리적인 사람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공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정신적 과잉 활동인을 굉장히 특별한 존재라고 거듭거듭거듭 말하는데, 난 그게 이 책의 셀링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괴롭다면, 그건 당신이 특별해서이다' 라는 메세지를 던짐으로서 불안을 잊게 하려는 것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공감도 별로 안 가고 실제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는데 죄다 자신이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책 같아서 좀.. 차라리 정신적 과잉 어쩌고를 제외하고 삶을 어떠한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읽으면 괜찮은 부분들이 있다.



발췌


쓸데없는 의문을 품지 말라고? 사람들은 항상 그런 소리나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세상의 불완전함을 무턱대고 받아들이란 말인가? 그게 안 되는 걸 어쩌라고!


감각이 과민한 사람들은 소음, 조명, 냄새로 인한 불편을 자주 느끼면서도 자신이 그렇게까지 유별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그 점을 지적하면 처음에는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도 차츰 깨닫는다. 자기가 실제로 사소한 부분까지 잘 알아차리는 편이라든가, 한 소절만 듣고도 무슨 노래인지 얼른 기억해 낸다든가, 한 입만 먹고도 요리의 재료를 금세 알아맞힌다든가….


오감은 우리가 삶을 접하는 통로다. 감각이 과민하다는 것은 그만큼 더 넘치게 살아간다는 얘기다. 아름다운 이미지, 감미로운 소리, 황홀한 쾌감, 좋은 향과 맛과 같은 기분 좋은 정보들로 감각을 가득 채우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뇌의 크기가 아니라 영혼의 도량이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자아를 강화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면 이기주의, 개인주의로 나아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에고는 굶주릴 때에 더 기승을 부린다. 잘 키운 자아는 평온하고 호의적이며 타자들에게 열려 있다. 그런데 자아는 좋은 자존감이 있을 때에만 평온할 수 있고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그러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 가치 체계는 절대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준을 아주 높게 둔다. 그들은 정의, 정직, 충직성, 우정,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상당히 높은 기준을 일반적이고 자명한 기준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가치들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는 그들의 바람은 종종 좌절을 불러온다. 그들은 세상의 불의, 사람들의 악의와 배신을 발견할 때마다 아연실색하고 분개한다. 그래도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이상을 포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에게 상담을 받은 어느 이상주의자도 이렇게 부르짖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골치 아픈 문제들을 겪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친구라면’, ‘죽마고우라면’, ‘이웃이면’ 마땅히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뚜렷한 생각이 있다. 이 모든 관계에서의 ‘바람직한 행동 방식’ 목록은 길기도 길거니와 다분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정신 활동이 유별나게 활발한 사람들은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 반드시 연인, 친구, 이웃의 행동에 실망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 목록은 절대적인 기준, 요컨대 예외를 두지 않는 기준에 입각해 있기에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이해해 주는 사람 없이 늘 혼자였기 때문에 그들의 기대를 실제 인간관계에서 시험해 보고 조정할 기회가 없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친밀하고 따뜻하고 강렬한 인간관계에 목말라하고 병적으로 진심을 담아 행동하기 때문에 심리 조종자가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속내를 감춘 채 듣기 좋은 말만 한다는 것을 모른다. 관계는 일사천리지만 상대를 모방하는 심리 조종자의 수법은 기막힌 효과를 발휘한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영혼의 가족을 갈망하던 그는 드디어 자신과 비슷한 사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이 관계를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차츰 관계가 변질되어도 그는 자신을 탓하면서까지 무조건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 다각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기에 별의별 것을 다 생각해 보고 끝없이 곱씹는다. 갈등을 극도로 두려워하기에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싶으면 무조건 자기가 양보한다. 그는 죄의식을 느끼기 쉬운 사람이고, 그래서 일이 잘못되어 갈 때마다 자책하며 괴로워할 것이다.


내 인생의 남자(혹은 여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아는가? 여러분은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여러분 자신과 살아야 한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더없이 자상하고 살가운 배우자처럼 대하라. 일단 여러분이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우받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


예술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국경, 문화권, 사회문화적 계층을 넘나들고 모든 인간이 예술 앞에 감동할 수 있는 한에서 인류를 잠재적으로 평등하게 한다. 따라서 예술을 하는 사람은 결코 쓸데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베짱이가 아니다.


그의 비판은 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보여 주는 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그가 당신에게 안정감이 없다고 비판하거든 ‘그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이해하라. 그가 당신에게 너무 감정적이라고 하거든 ‘저 운 좋은 녀석은 유유자적한 편도체를 타고나서 감정의 격랑에 좀체 휘말리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라.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사람들을 멀리해서는 안 된다. 믿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장을 보러 나가서 우연히 마주친 다른 손님과 말을 섞어 보라. 사람을 만나기가 여의치 않다면 몸이라도 많이 움직여라.


일반적으로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집단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기보다는 되도록 다양한 사회적 조직에 몸담고 다층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 나의 인맥을 아주 가까운 친구, 단순한 동료나 동창,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 등으로 분류하고 각 범주의 인간관계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것과 줄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자. 물론 여러분은 각별한 관계에 목말라 있지만 다소 피상적인 관계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 애정을 쏟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하지 마라. 속 깊은 얘기는 정말로 가깝고 친밀한 사람들하고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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