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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Jan 08. 2017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한글판) -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기선 옮김/더클래식


추천 대상 : 불가능한 이상에 도전하고 파멸하는 인간상을 좋아하시는 분

추천 정도 :  ★ ★ ★ ★ ★ 

메모 :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지금까지 7번 이상은 읽었다. 중학생 때 처음 읽었는데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가 궁금해서 읽었었고, 그 당시로는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나이에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 있었던 것 같다. 


20대가 되어서 다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을 때는, 문체의 유려함과 마지막 문단의 압도적인 힘과 아름다움, 개츠비의 비극적인 운명에 굉장히 꽂히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 근본적인 취향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고 (비록 번역으로 보는 거지만) 문장력과 캐릭터에 경탄 하면서 내 20대를 상징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에 29살이 되어서 다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 역시 30대가 다 되어 가서 읽으니까 느낌이 또 다르다. 20대의 나는 개츠비가 데이지를 다시 만나기 위한 과정과 결말의 비극성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번에는 닉 캐러웨이에 포커스를 두어 읽게 되었다. 내가 개츠비나 데이지 같은 캐릭터보다는 닉에 더 가까워서 그런 것 같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환경(동부)에 적응해나가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겪는 심리 묘사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옛날에 밑줄 친 부분과 이번에 밑줄 친 부분이 상이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 그러나 운명적으로 파멸하게 되는 결말은 앞으로도 내가 꾸준히 좋아할 주제이다. 그리고 이 서사를 미국 1920년대 재즈시대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서 인간의 보편적인 역사임을 깨닫고, 이러한 이야기가 피츠제럴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발현되었음을 생각하면 더 크게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발췌


나는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밖에도 존재했다. 놀랍도록 다양한 인간사에 매력과 혐오를 동시에 느끼면서 말이다.


대도시의 현란한 어둠 속에서 나는 외로움을 느꼈고 사람들도 쓸쓸해보였다. 삶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낭비하고 있는 젊은 이들, 혼자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며 레스토랑 쇼윈도 앞을 서성이는 직장인들, 그들에게서 나는 떨쳐 버리기 힘든 인생의 고독을 느꼈다.


나는 한동안 그곳에 앉아 미지의 옛날을 상상하다, 개츠비가 부두 끝에 있는 데이지의 집에서 처음으로 초록색 불빛을 발견했을 때 느꼈을 그 신기함과 경이로움을 생각해 보았다. 그는 먼 길을 돌아 이 푸른 잔디에 이르렀다.

이제 그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정말로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이 어느새 그의 뒤쪽으로 지나쳐 버린 것을 느끼지 못했다. 대륙의 어두운 들판이 밤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도시 너머 광대하고 아드가한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개츠비는 해가 갈수록 멀어지는 그 초록 불빛의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그때의 초록색 붙빛은 우리를 피해갔지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더 빨리 뛸 것이고, 그럴수록 두 팔은 더 멀리 뻗어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화창한 날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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