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보았다. 담비들이 들고양이를 사냥하는 내용이었다. 동영상 댓글에는 고양이 기르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았느니, 고양이도 우리와 같은 생명이라느니 하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그런 것보다는 모두 다 똑같은 생명인데 고양이만 위한다는 댓글이 더 많았다.
내가 아홉살 무렵 교과서에 거미와 나비에 관한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었다. 한 선비가 거미줄에 걸린 나비가 안타까워 나비를 구해준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거미도 먹고 살기 위해 한 행동인데 나비를 구해준 것은 거미에게 안 됐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교실에서 내가 가장 나쁜 어린이가 되었다. 다들 나비가 불쌍하다고 했다. 아름답고 불쌍한 나비. 그럼 아름답지 않으면 불쌍하지도 않은 것인가. 나더러 거미냐 나비냐 물으면 나는 거미에 더 가까운 쪽이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나는 이미 매정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도 그랬지만 그 사건 이후로 나는 더더욱 공정과 평등에 대해 더더욱 집착하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