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월간별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한별 Nov 07. 2015

나는 왜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가

나이가 점점 더 들어갈수록 타인의 존재를 실감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으나 그 사실을 계속해서 인지하고 체감하는 것이 어렵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장이 뛰고 있고 호흡을 하고 있으며 나름의 생각을 하고 있고 개개인의 역사가 있을 텐데, 평소에는 스스로의 자아에 매몰되어 버리기 때문에 내 앞의 사람이 나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의식하기가 쉽지 않다. 종종 문득 나와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할까 라든가 이전에 어떠한 전철과 사건을 겪어서 지금의 형태가 되었을까 생각해보지만 알 길이 없어 그러한 호기심은 쉽게 생겼다가도 곧잘 사그라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기 어렵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라는 점 때문에 더욱 더 강렬하게 인간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 마치 연금술에 매달리는 연금술사처럼. 부피로도, 질량으로도 측정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해석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현재 신경과학에서 이 부분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과 사람을 형성하는 근간, 행동의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 해석의 불완전성이야말로 내가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물 여덟살의 데이 트리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