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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May 01. 2019

도쿄 전시회 유람

4월 한 달 동안에서 도쿄에서 본 전시회를 정리해봤다. 총 9회의 전시회와 1회의 뮤지컬을 관람하였다. 따로 글을 쓴 전시는 링크로 대체하였다.


1. 곰들이 푸 전시회

곰돌이 푸라고는 디즈니 버전밖에 몰랐는데 이 전시회에 가려고 곰돌이 푸 전집을 읽었다. 확실히 전집을 읽고 가니까 이 원화가 어느 부분에서 나온 거구나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원화가 너무 아름답고 어른이 아이의 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지은 동화는 언제 봐도 아름답고 눈물이 날 것 같다.(눈물이 많아진 삼십대..)


2. 무민 전시회

한국에서 이미 무민 전시회를 봤기 때문에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갔으면 후회했을 뻔. 규모다 한국보다 컸다. 한국은 <무민 탄생과 토베 얀손의 생애에 대하여> + 사진 스폿의 느낀이라면 일본 전시는 좀 더 다각적이다. 무민에 나옴직한 음악을 틀어주고(이것도 콜라보) 처음부터 대형 캔버스에 무민을 뻥 뿌려준다. 삽화 원화 보여줄 때도 이게 어느 책에서 어떻게 인쇄 되었는지 친절하게 보여둔다. 책 조형물에 무민 라이트를 쏴서 진짜 책 읽는 느낌이 나게 만든 것도 있었다. 토베 얀손이 그린 대형 그림에 숨어 있던 조그만 무민도 귀여웠다. 무민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도 하고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토베 얀손이 일본에 두 차례 방문했는데 그때 남긴 기록이나 일본인 번역자들에게 보낸 엽서도 사랑스러웠음.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3. 토구리 뮤지엄 오브 아트 

옛날 유물, 접시 보면서 감탄하는 인간인지라 가게 되었음. 외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사실 현지인도 많지 않았다. 옛날에 만들어진 도자기를 보는 건 왜 이렇게 신이 날까. 때깔도 곱도 라인도 곱고 아름다운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해태 같은 조각도 있었는데 엉덩이를 치켜 세우고 있길래 이거 만든 사람은 집에 고양이나 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360도 감상이 불가능한 위치에 놓은 자기의 경우 안 보이는 각도를 비추는 거울을 두어 감상에 불편함이 없게 했고 심지어 360도로 회전하는 판 위에 올려둔 자기도 있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분위기가 조용해서 감상하기 좋았고 굿즈는 성의가 없어서 사고 싶은 게 없었다.


4. 뮤지컬 라이온킹

링크로 대체


5. 토루코 전시회

링크로 대체


6. 스즈키 도시오와 지브리 전

스즈키 도시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갔는데 지브리 작품의 글씨를 쓰는 사람이었다. 미타카의 지브리 미술관에도 좋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여기서도 즐거웠음. 칸다 신사에서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물명 같은 느낌이 났다. 한국에서 지브리 레이아웃 전시회 했을 때도 갔는데 그땐 리얼 레이아웃 밖에 없어서 심심했다면 여기는 다채로운 장치를 준비해둬서 재밌었다. 스즈키 도시오씨가 어떤 책, 영화를 보고 자라서 어떻게 지브리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지브리의 작품 철학이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자료가 매우 방대해서 역시 잘 되려면 꼼꼼한 기록이 필수라고 느꼈다. 유바바 할머니 입에서 오미쿠지도 뽑을 수 있었고, 센이 일했던 건물을 만든 조형이 있어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던 향수가 떠올랐다. 지브리 작품 테마는 "산다"는 것으로 헐리웃에서 사랑을 표방하기 시작할 때 어떤 것으로 어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정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영화의 카피는 산다 라는 동사의 여러 변형으로 나타난다. 참고로 내가 뽑은 오미쿠지는 "마음을 독하게 먹어라" 였다.


7.Gustav Klimt: Vienna – Japan 1900

클림트가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지 내가 도쿄에 있던 기간 내내 클림트 전시만 두 개 있었다. 그 중 클림트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전시회에 갔다. 유명한 작품을 많이 봤는데(유디트, 여성의 세 시기 등) 나는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다. 보다 보니 여성이야 말로 가장 많이 논의 되는 동물이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 생각났다. 그냥 내 취향이 아니었던 듯!! 굳이 고르자면 가족을 그린 그림이 제일 좋았다. 내가 뭐라고 알겠느냐만은 그건 가족에 대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재밌었던 건 일본 전시를 다닐 때마다 ~~와 일본이라는 챕터가 공통적으로 발견했는데 클림트 전시회에서도 클림트와 일본이라는 챕터도 있었다. 우키요에의 영향 때문이겠지만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그림이 있어 한참동안 그 그림을 보고 있었다. 그랬더니 옆에서 감상하던 할아버지가 "뭐야 이건 전혀 상관 없잖아" 하고 역정을 내서 내가 평범한 사람이구나 하고 안도했다.


8. 아트가 된 고양이

https://www.library.chiyoda.tokyo.jp/hibiya/museum/exhibition/art-cat.html

진보쵸에서 우연히 전단지를 발견하고 가게 된 전시회이다. 300엔 정도밖에 안 하는 저렴한 전시회인데 인삿말이 웃겼다. "지금은 고양이의 붐이라고 하지만 에도시대때부터 고양이 붐이 있었습니다" 라는 말로 시작해서 빵 터짐.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전시였다. 한국 고양이 민화 전시회도 하면 좋겠다.


9. 인상파로의 여행

해운왕이라고 불렸던 바렐씨의 콜렉션을 모은 것이다(한국 발음이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드가의 리허설 그림에서 나타난 츄츄의 질감이 맘에 들었다. 보통 이런 전시는 유명한 화가명으로 홍보를 하는데 화가명을 언급하지 않아서 비교적 덜 유명한 화가 위주일 줄 알았는데 고흐 작품도 있고 세잔, 쿠르베, 마네, 카미유 피사로 같은 네임드 작가 작품이 꽤 있었다. 나는 카미유 피사로 그림이 맘에 들었다. 면을 겹쳐서 형태를 만드는 건 언제 봐도 신기하다. 참고로 이 콜렉션의 주인인 바렐씨는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절대 영국 밖으로 반출하지 말라" 고 했는데 일본 전시 잼.. 그래서 이것이 마지막 해외 전시가 될 수도 있다는데 모르겠다.


10. 오가타 코린의 붓꽃

친구가 네즈 미술관을 추천해줘서 가게 되었다. 건물 디자인이 아름답고 넓은 일본식 정원을 갖추고 있다. 나는 옛날 유물, 그림 특히 꽃을 그린 그림은 더더욱 좋아하기 때문에 재밌게 관람했다. 이 미술관은 이번에 사귀게 된 일본인 친구와 가게 되었는데 옆에서 내가 잘 모르는 일본 전통 문화에 대해 설명해주어서 재밌었다. 현재 진행되는 전시 외에도 항상 상설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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