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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Dec 01. 2019

친애하는 미스터 최

추천 여부 : 추천

추천 대상 : 사노 요코의 애독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편지를 읽고 싶은 사람

메모 : 동네 서점에 들렀는데 사노 요코의 서간집이 나온 게 기억 나서 샀다. 사기 전에 잠깐 몇 페이지를 들춰봤는데 이미 너무 마믐에 들어서 고민 없이 바로 결제했다. 국내에 나온 사노 요코 에세이는 거의 다 읽어본 것 같은데 이제까지 읽어왔던 에세이 분위기와 이 서간집의 분위기는 상이한 부분이 있다. 내가 읽었던 에세이의 분위기가 시니컬하면서도 자조적이고 유머스러우면서(우스꽝스러운데?) 거기에서 오는 명민함이라면 이 서간집은 시니컬하면서도 다정하고 반짝인다. 무척 다정해서 나는 이 편지들을 받은 최정호씨에게 질투의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다 자란 주디 애벗(키다리 아저씨 주인공)이 친구에게 쓴 편지 같았다. 이렇게 재밌고 다정한 편지를 받는다면 누구라도 소중히 간직해서 책을 내고 싶을 것이다.



발췌


저 같은 사람이 임금님께 무슨 공감을 하겠어요?

그리고 저는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저는 여자예요. 여자인 제가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혹은 제가 타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제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살아왔다는 것도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 환상을 가졌을 뿐이예요.

그리고 그 환상의 극단이 바로 연애임이 틀림없습니다.

공통의 환상을 서로가 가짐으로써 연애가 성립되고 환상을 서로 사랑하게 되는 거에요.


우리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뭐든 빨리 합시다.


진정한 국제 친선은 나라와 나라가 하는 게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욕하면서 같이 술을 마시고 밥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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