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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Nov 22. 2015

로지코믹스

평가


추천 대상 :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추천 정도 :  ★ ★ ★  

추천 사유 :  서양 철학사 흐름과 러셀의 일생에 대해 만화로 쉽게 읽을 수 있다


감상 및 발췌


내가 러셀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  비트겐슈타인의 스승이었다는 것 정도였다. 후에 '인생의 세 가지 열정'을 읽게 되면서 매우 감동 받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궁금해지게 되었다. 


로지코믹스를 통해 러셀의 일생을 읽으면서(사실 일생도 아니지만) 러셀과 같은 부류의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던 이유는 '부피도 질량도 없는 행간의 의미를 탐색'하고 싶어서였는데, 반대로 러셀과 같은 사람들은 명징한 원리를 일평생 좇았던 것이다. 완전히 다른 부분에 이끌리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단순한 성향의 차이일까?


그리고, 러셀보다 더 원리주의적인 비트겐슈타인이 결국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라고 말했던 것이 인상 깊었다. 


아래는 내가 좋아하는 러셀의 '인생의 세 가지 열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인물상의 인생을 집약적으로, 그리고 진실되면서 세련된 문장으로 표현되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순하지만 매우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했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 추구, 인간의 고통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연민이 그것이다. 이 열정은 마치 거센 바람처럼 나를 이리저리로, 고뇌의 깊은 바다로, 절망의 벼랑으로 휘몰았다.

 내가 사랑을 추구한 첫 번째 이유는 사랑이 주는 황홀함 때문이다. 그 황홀함은 너무도 큰 것이어서 그 환희의 몇 시간을 위해서라면 나머지 인생을 모두 바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내가 사랑을 추구한 그다음 이유는 사랑이 외로움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끔직한 외로움 속에서 인간의 의식은 몸서리치며 세상의 가장자리 너머 차갑고 측량할 수 없는 죽음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내가 사랑을 추구한 마지막 이유는 사랑의 합일 속에서 성자들과 시인들이 상상했던 천국의 신비스러운 축소판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추구했고, 인간의 삶에서 일어나기엔 너무 좋은 것일지도 모를 그 사랑을 나는 찾아내었다.

똑같은 열정으로 나는 지식을 추구했다. 나는 인간의 가슴을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별들이 빛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나는 수(數)가 혼돈을 다스리는 저 피타고라스적 힘을 이해하고 싶었다. 많지는 않지만 약간의 지식을 나는 성취했다.

사랑과 지식은 가능한 한 높이높이 나를 천국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늘 연민이 나를 다시 지상으로 끌어내렸다. 고통의 절구가 메아리치며 내 가슴속에서 울려 퍼진다. 굶주리는 아이들, 압제자에게 고문당하는 사람들, 아들들에게 미운 점이 돼버린 무력한 노인들, 그리고 외로움과 가난과 고통에 찬 세계가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을 조롱한다. 나는 세상의 악을 줄여보고자 했으나 부족이었고 그래서 나 또한 고통 받고 있다.

이것이 내 삶이었다. 나는 그것이 살아볼 만한 삶이었다고 생각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그 삶을 다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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