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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가 주는 교훈, 박애 사상(博愛思想)을 길러라.

박애사상을 길러라

by 운상


마음속에 사랑을 품고 있으면 그 사랑을 혼자만 간직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나와 가족에게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차별을 두지 말고 공평하게 대해야 함을 뜻한다. 혹자는 자신과 가족에게만 잘하면 되지 남에게 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느냐? 며 반문을 하는 이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조금만 넓고 깊이 생각해 본다면, 이 말이 얼마나 편협적이고 기울어진 모순된 마음에서 나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타인에게 잘하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잘하는 것이고 모두에게 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묵자는 자신을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전쟁과 원한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남을 더 사랑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즉 자신만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마음이 있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며, 박애 사상(博愛思想: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사고나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아가페(agapē:절대적인 사랑)적인 사랑을 말함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인가?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지 않는 것, 이것이 자기를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인류를 사랑하는 큰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 6.25 전쟁 당시 우리를 감동시킨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참전국가 중 미국의 사례에서 일부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미군의 장군의 아들 142명이 참전하여 그중 35명이 전사했다. 미 의회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했거나 중상을 입은 장병들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했는데, 무려 136명이나 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464명보다는 적은 숫자이지만,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124명보다는 많다. 한국전쟁이 얼마나 치열한 전쟁이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 존 아이젠하워 중위도 있었는데, 1952년 미 3사단의 중대장으로 참전하여 전사했다. 또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했던 벤 플리트 장군은 한국전에 참전해 사단장, 군단장, 8군 사령관까지 올랐다. 그의 아들 지미 벤 플리트 2세도 한국전에 지원하여 B-52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지미 대위는 1952년 4월 4일 새벽 전투기를 몰고 평남 순천 지역에서 야간출격 공중전투 중 전사했다.


지미 대위가 처음 참전을 결심했을 때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는 우리의 마음을 심히 부끄럽게 하는 의미 심장한 내용이 담겨있다.


“어머니! 아버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전선에서 싸우고 계십니다. 이제 저도 힘을 보탤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어머니!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시고, 함께 싸우는 전우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들 중에는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내를 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라고 보냈다. 그 편지가 마지막이 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한국이라는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는 편협적(偏狹的)인 사고를 지닌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를 사랑하며, 인류를 사랑하는 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전우들을 위해 기도 해달라는 당부는 박애사상이 스며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런 행위는 예수의 행이고, 보살의 행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례들을 정면교사로 삼아, 남에게 잘하는 것이 자신에게 잘하는 것이고, 남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박애사상(博愛思想) 임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미군은 1950년 7월 1일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년 1개월간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전사자 54,246명, 실종자 8.177명, 포로 7,140명, 부상자 103,284명 등 총 172,800여 명이 된다. 우리나라 국군 희생자는 645,000명과 비교하면 무려 27%나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미약한 면이 없지 않다. 6.25와 같은 전쟁이 두 번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정⋅학교⋅더 나아가 국가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되어 국가관이 투철하고 정의감이 흐를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굳건한 기상이 길러지고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하며 사명을 다하는 인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타고난 자질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후천적인 교육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저 어리석은 서생(書生)에 불과하게 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우리가 사는 지구라 하더라도 계속 생주이멸(生住異滅)하며 변화하고 있다. 주요 가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환경오염, 핵실험, 빙하가 녹아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지구온난화(地球溫暖化) 현상을 불러오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파괴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듯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저변을 들여다 보면, 마치 푸른 숲이 파괴되어 가듯이 심각하게 훼손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위로는 원칙 없는 정치로 인해 불법과 조작이 난무하고, 무질서와 혼란이 지속되며, 내로남불과 선전⋅선동이 활개를 치고, 사회 전반에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들이 지속되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도덕과 이성 자제력을 상실한 성적쾌락과 마약(약물)·게임·알콜중독 등이 날로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마약 안전국가로 분류되어 왔던 과거와는 달리 마약 위험 국가와 같은 일들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래를 위해 항상 준비하는 국민, 국가만이 급변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시점에 나라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뜻있는 분들(전문가, 종교 지도자 등)이 모여 현재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 사회에서 토론의 장을 만들거나,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성사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실천 방안을 강구해야 만 할 것이다. 이런 사안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판단된다면, 국민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미래의 난국을 사전에 예방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전쟁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 수 있었던 것은,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려는 아름다운 마음이 저변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피어나지 못한 채 아낌없이 목숨을 바친 그들의 용기와 박애정신에 그저 머리 숙여 감사할 뿐이다. 6.25 전쟁으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이여!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영면하소서.

참고) (http://kwbfa.org/post/1475) 에서 사망자 숫자와 편지내용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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