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22)
不世出(불세출)의 선각자 원효 대사는 <발심수행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1) 無防天堂(무방천당) 小往至者(소왕지자) 三毒煩惱(삼독번뇌) 爲自家財(위자가재)
아무도 막는 자가 없는데도 천당에 적게 들어가는 이유는 중생들이 삼독과 번뇌를 자신의 집과 재물로 삼기 때문이다.
2) 無誘惡道(무유악도) 多往入者(다왕입자) 四蛇五欲(사사오욕) 爲忘心寶(위망심보)
아무도 유혹하는 자가 없는데도 악도에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네 마리의 뱀과 다섯 가지 욕망을 망령된 마음의 보물로 삼기 때문이다.
(공파 스님, 발심 수행장)
번뇌는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워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지은 業은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 번뇌와 惡業의 가장 무서운 존재가 사는 세계를 땅속에 둬 지옥이라 하였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번뇌와 業이 깃든 곳을 지상의 인간계라고 보았으며, 옅은 번뇌와 善業으로 가득 찬 세계를 천당으로 삼았던 것이다.
번뇌가 옅어진다는 것은 수행의 경지가 높이 올라가 있다는 뜻이다.
위의 1) 번에서 문이 활짝 열려있고, 아무도 막는 자가 없는 천당으로 사람들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貪(탐)⋅嗔(진)⋅癡(치) 삼독을 나의 집, 나의 재물로 삼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그칠 줄 모르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욕망에 끌려가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삼독심을 없앨 수 있다면 누구나 열려 있는 천당문으로 들어가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위의 2) 번에서, 아무도 유혹자가 없는 데도 악도에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네 마리 뱀과 다섯 가지 욕망으로 보배를 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럼 네 마리의 뱀과 다섯 가지 욕망이란 무엇인가?
네 마리 뱀이란, 우리 몸을 일컫는 地(지)⋅水(수)⋅火(화)⋅風(풍)을 말함이다. 즉 地는 땅의 기운, 水는 물의 기운, 火는 불의 기운, 風은 바람의 기운이다.
다섯 가지의 욕망은, 오욕락(五欲樂)을 말함이다. 즉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다섯 가지 욕망인 ①재물욕(財欲) ②성욕(性欲, 色欲) ③음식욕(飮食欲) ④명예욕(名譽欲) ⑤수면욕(睡眠欲) 등을 가리킨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천당으로 가고 지옥으로 가는 것은, 신이 마음에 든 사람을 천당에 보내고,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을 지옥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평소에 善業(선한 행위)을 많이 지었으면 천당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惡業(악한 업)을 많이 지었으면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즉 자진이 만들어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일러 自作自受(자작자수)라고 한다, 즉 자기가 저지른 죄로 자신이 그 惡果를 받음을 말함이다.
이것을 조금 실감 나게 표현한다면,“아무도 막는 자가 없는 데도 천당에 들어가는 사람은 매우 적고, 아무도 유혹하는 자가 없는데도 지옥에 들어가는 사람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로 표현할 수 있다.
인간세계는 전생에 자기가 지은 福의 경중에 따라 현재의 운명이 갈라져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돈이 있으면 서울 강남 부자 촌에 들어가 살 수 있다. 그러나 돈이 워낙 궁하면 자신의 처지에 맞게 살 수밖에 없다.
복이 있으면 좋은 세상에 태어나고, 복이 없으면 좋지 않은 세상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돈은 물질이기 때문에 누가 줄 수도 있고 열심히 일해서 생활비를 벌 수도 있다.
그러나 福은 형태가 없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다. 그러니 자신이 장래를 위하고 내생을 위해 잘 살려고 하면, 직접 福을 열심히 지을 수밖에 없다. 우리 자신 외에는 누구도 도와줄 수가 없는 것이다.
금강경 오가해 강설에 의하면 학산 대원스님(해인총림 해인사 제10대 방장) 이 직접 경험한 영험담이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에 이 산승이 잘 아는 사람인데, 법무사 직업을 가진 조무령이란 사람이 있었어요. 생전에 금강경 독송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살았다는데, 지병으로 50세에 죽었다고 연락이 와서 가봤지요. 그런데 얼마 후 죽었다는 사람이 찾아와서 놀랬습니다.
그분 얘기를 들어보았는데, 열라대왕에게 금강경을 독송했다고 하니 염송을 해보라고 해서 凡所有相(범소유상, 금강경 사구게를 말함) …, 사구게를 염송하고 뜻을 설명했더니, 극찬하면서 30년 수명을 더 줄 테니 지옥 구경이나 하고 나가라고 해서 무시무시한 지옥 구경을 다 하고 깨어보니까 3일 되었다며, 집안사람들이 장례준비에 야단이더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보통 3일장 혹은 5일장을 하는 이유는,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길게는 5일, 7일 만에 깨어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보통 3일장을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죽은 사람이 찾아왔으니 얼마나 놀랐겠는지 상상해 보라. 이런 문제는 말로 설명이 불가하다. 이런 이적을 보이는 것은 평소에 경전을 열심히 공부하고 善한 일을 많이 하고 福을 많이 짓게 되면, 목숨도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하늘의 啓示(계시)이다.
그러니 삿된 행동을 하지 말고 善한 행동으로 福을 많이 지으며 살라는 경각심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었을 때, 저승사자가 검은 옷을 입고 잡으로 왔다며 두려움에 떨다가, 옷장에 숨고 이불속에도 숨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많지만 본인에게만 그런 환상이 보이니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이런 것을 일러 하루를 백 년 같이 산다고 하는 것이다. 하루를 백 년같이 산다면 그 고통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평소에 올바른 마음을 내어 善을 쌓고 福을 짓는 일을 꾸준히 행해야 한다.
이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세상을 조금 넓게 그리고 깊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래서 향상된 마음으로 善의 씨앗을 온 누리에 퍼트려 행복한 세상⋅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본다.
罪 중에는 살생의 罪가 가장 무겁다고 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華智(화지) 린포체는 살아있는 부처(生佛)로 불리고 있다. 린포체의 말씀에 의하면, “하나의 유정 중생(인간을 포함하여 미물 중생에 이르기까지)을 죽이면, 오백 번의 생명으로 갚아야 한다.”라고 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살생을 하든지 혹은 살생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면, 이 사람은 직접 살생한 사람과 동등한 罪가 된다고 하였다. 또 살생하는 사람이 한 고을에 있으면 그 고을에는 길상(운수가 좋을 조짐)함을 얻을 수 없다고도 하였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한 고을에 善을 행하고 福을 짓는 사람이 있다면, 그 고을 전체가 길상함이 있다는 뜻이다.
(방생공덕 감로묘법, 쇼다지감포(索達吉堪布)에서
살생의 업이 중한 사람이라면 세세생생을 상환하며 갚아야 함을 생각해 보라. 어떻게 함부로 살생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 보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어디 살생뿐이겠는가? 일상생활에서 올바르지 못한 마음을 내면 실행에 옮기지 않았어도 그것이 곧 罪業이 되니, 늘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