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법칙을 알아야 한다.
善이 작다 하여 행하지 않는 일이 없어야 하고, 惡이 작다 하여 행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문구에는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네 시작은 미약(微弱)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昌大)하리라는 성경 구절 등의 공통점은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됨을 알리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옛날에 한 선사가 연꽃이 많이 핀 정자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애들은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꺾으며 놀곤 하였다. 그런데 연꽃을 꺾으며 노는 것을 지켜만 보던 한 아이가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처음으로 하나 꺾었다. 이때 선사가 그 아이를 불러 연꽃을 꺾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처음으로 연꽃을 꺾었다는 생각에 억울함이 들었던 그 아이는 다음이 같이 말했다.
“다른 아이들은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다 꺾는데 왜 자신한테만 연꽃을 못 꺾게 하느냐”며 불평했다. 그러자 선사는 다음과 같이 타일렀다.
본래 하얀 옷에 먹물로 범벅이 되었을 때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하얀 옷에 먹물이 한 방울 묻었을 때는 하늘에 태양과 같이 멀리서도 누구나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얀 옷에 먹물로 범벅이 되면, 검정 옷이지 더 이상 하얀 옷이 아니다. 그렇다고 먹물을 지우는 것은 더욱 어렵다. 먹물에 범벅이 되기 전에 하얀 점 하나일 때 멈추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일 것이다. 하얀 바탕이 먹물로 범벅이 되면, 이미 하얀 바탕은 본래의 하얀 본성을 잃고 검정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어떤 것에 중독되었다거나, 같이 지내더니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부터 중독이 되거나 물들지 않는다. 사소한 것을 끊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 상황에 끌려가게 되어, 나중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삿된 길로 가지 말고 항상 바른길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삿된 길로 가는 정상범위를 벗어난 벗들과 어울리거나 휩쓸려 다니다 보면 그 상황에 물들게 된다. 마치 본래는 흰옷이었는데, 검정 물이 들어 검은 옷이 된 것과 같은 이치이다.
諸惡莫作(제악막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작은 악이라도 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소한 것을 무시하고 행하다 보면 악행이 점점 더 큰 것으로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악행이 더 큰 것으로 늘어 남에도 어리석음에 빠져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감각이 무디어진다.
악은 마치 잡초와 같아서 가꾸려고 정성들 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무성하게 자란다. 수시로 살펴 뽑아내지 않으면 곡식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와 같이 된다. 악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은 마음 밭에 잡초를 뽑아내는 역할을 꾸준히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省察(성찰)하는 것이 되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으며, 善을 증장시키는 일이 된다.
사람은 본래 태어나면서 성품이 하얀 백지와도 같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백지에 색칠하는 것과 같은 온갖 행위들을 자행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가끔은 좋은 일도 하지만, 자신이 죄를 짓고,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즉 본래 깨끗한 거울이었으나, 온갖 때가 끼고 먼지투성이가 되어 외형적으로는 거울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거울로서의 제 기능을 할 수 없거나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본래의 청정한 성품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는 본래 거울에 때가 묻지 않게 늘 깨끗하게 털고 닦아 청정하게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이치를 알았으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살얼음판을 건너가듯이 항상 조심조심하면서 세상의 강을 건너가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꾸준히 성찰하는 훈련을 통해 실천으로 증명해 냈을 때 깨달음에 이를 수 있고, 자신을 향상할 수 있다. 머리로 이해하고 말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다 알지만 80살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다고 한 것이다. 그만큼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는 강한 의지가 발현되지 않고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백지상태였으나, 성장하면서 주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좋은 인연을 맺기도 하고, 혹은 나쁜 인연을 맺기도 하면서 습관에 물들어 간다. 그래서 좋은 일과 나쁜 일 등이 계속 순환하며 수레바퀴 돌아가듯 반복하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善한 인연을 맺으면 善의 과가 맺을 것이요, 惡한 인연을 맺으면 惡의 과를 맺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인과응보의 원리이다. 악한 일, 삿된 일을 하게 되면 죄악이 되고, 그 대가가 반드시 따른다는 원리를 꼭 기억해서 항상 善을 증장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자신은 물론 나라가 평안해 지리다. 우리는 누구를 먼저 탓하는 습성이 있다. 탓하기 전에 자신의 언행을 늘 돌아보고 省察(성찰)하는 훈련을 통해 자신을 향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