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49)
거리에 나앉게 된 여섯 모자(28)
일타스님의 기도성취 영험담에서
부산에 살았던 김미순(金美順)이라는 보살은 남편을 일찍 여의고 자식 다섯을 키우며 힘들게 살았습니다. 재산이라고는 남편이 남겨준 집 한 채뿐인데, 그것도 친척의 보증을 섰다가 차압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가 1975년 가을, 혹독한 추위는 다가오고 있는데, 돈 6백만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을 판이었던 것입니다.
친구⋅친척 할 것 없이 이 집 저 집을 다니면서 돈을 빌리려 하였지만,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인지라 쉽게 빌려 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절망 속에서 나날을 보내었지만 묘안은 생겨나지 않았고, 마침내 그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세 밤만 자면 저 아이들을 데리고 이 집을 떠나야 하는구나,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가? 차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러나 죄 없는 다섯 아이가 불쌍하여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합장을 하고 관세음보살을 불렀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저는 모진 고생을 해도 좋고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 어린 자식들은 어떻게 합니까?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제발 저 아이들만이라도 잘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시오.”
절망 속에서, 그리고 뜨거운 모성애로 그녀는 관세음보살께 빌고 또 빌었습니다. 밥맛도 나지 않았고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마냥 관세음보살만 불렀습니다.
어느새 사흘이 지나 어둠이 걷히면서 동이 트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쑥 빠지는 것이 그녀는 도저히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엉엉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살려 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 주세요.”
그때 누가 와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처음에는 조그맣게 두드리더니 점점 거칠고 세게 두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무정한 사람들, 아침도 먹지 못한 이른 시간에 사람을 쫓아내려 몰려오다니…….’
그녀는 마지못해 대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약간 어눌하게 하는 50대의 남자가 아주 정중한 자세로 묻는 것이었습니다.
“여기가 김미순 씨의 댁입니까?”
“그렇습니다만…….”
“미순아! 나를 몰라보겠느냐? 큰오빠, 내가 바로 너의 큰 오빠다.”
그녀는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큰오빠는 대동아전쟁 때 징집당해 일본으로 끌려가서 죽었다고 들었고, 또 제사도 여러 번 지낸 적이 있는데 찾아온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부모 형제들의 이름, 고향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질문하여 보았고, 그는 조금도 틀림이 없이 대답하였습니다. 오누이는 끌어안고 한동안 울었습니다.
“오라버니,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나의 큰오빠가 살아서 돌아오다니!”
“그래, 네가 놀라는 것도 당연하지, 나는 그동안 조총련과 깊이 관련이 되어 고국에 돌아오는 것은 고사하고 소식조차 전할 수가 없었단다.”
그리고 그해(1975년) 추석을 기하여 주일 공관과 거류민단의 주선으로 조총련의 간부들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하기에 얼른 신청하여 귀국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전에 와서 고향을 찾았더니 가족들은 모두 죽고 막내 여동생 하나만이 부산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며칠을 수소문하다가 이제 비로소 찾아오게 되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미순아, 조금 전에 문 밖에서 매우 슬픈 울음소리를 들었는데, 집안에 큰일이라도 일어났느냐?”
그녀가 자초지종을 모두 이야기하자, 큰오빠는 가방에서 현찰 7백만 원을 꺼내어 하나 남은 여동생에게 주었습니다.
“나는 다행히 일본에서 돈을 조금 벌었단다. 그래서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호강이라도 시켜 드리고 형제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조금 가지고 왔지. 이제 너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 돈은 모두 너의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으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라.”
이렇게 하여 그녀는 다섯 아이들은 데리고 거리로 나가 앉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처럼 사람이 살다 보면 다급한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다급한 일이 발생했지만 내 마음대로도 할 수 없고 남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면 그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다급한 생각에 음식맛은커녕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게 됩니다.
바로 이러 한때에 지극한 기도를 하면 느닷없이 좋은 일이 찾아들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현증가피(顯證加被), 불보살께서 현실에서 바로 자비를 나타내어 가피력을 증명해 모이는 현증가피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