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일 1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구름배 Jan 01. 2023

[83일차]2022년의 공기를 왜 담았을까?

메테오라 in 그리스

평화로워 보이지만 떨어질까 무서워서 덜덜 떨었다.& 달빛만으로 환한 풍경이 신기방기

귀순이가 2022년 마지막 밤
자그마한 통을 가지고 밖으로 나간다.

"귀순아~어디 가니?"
"공기 담으러~"
"엥?"
"새해가 오기 전에 2022년의 공기를 보관하고 싶어서 "
'헉! 역시 너란 아이는 범상치 않구나'


"근데 왜 공기를 담고 싶어?"
"12살은 나에게 너무 소중해서 뭐라도 간직하고 싶어서. "

아이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해가 저물고 또 다른 해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사실 '그 해가 그 해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엄마는 동심파괴자"라는 별명은 피하고 싶어서ㅋㅋ

우리는 하늘과 가장 맞닿은 곳에 왔다.

(메테오라 :그리스어: Μετέωρα, "공중에 매달린", "하늘 바로 아래"라는 뜻으로 자연사암바위 위에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새해소원이 더 잘 들릴까 싶어서...

간절히
절실히
온몸으로
격하게
소망한다.


"복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무탈 무사고를 소망합니다"
유랑생활에서는

무탈한 것이

미션임파서블에 가까우니까~^^


그리고

어떤 인공빛도 없는 바위언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밤에는 너무 컴컴해서 온 세상이 흑색일  줄 알았는데..

달빛만으로도 우리의 그림자가 또렷하게 생긴다는 것, 하지만 내 고물폰으로는 그 경이로운 광경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 ㅜㅜ


그렇게 우리는 달빛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마지막 날을 보냈다.


그리고 새해 아침!

아끼고 아꼈던

한국 신라면과 미역국을 클리어~!


물과 식량이 부족했지만,

나중에 메테오라가 아쉽지 않도록

이틀을 자기로 했다.

메테오라 사암바위에 앉아 있자니 산신령이 여기에 있을 법하다.
고독한 남좌들~~그대의 이름~김기사와 뚜뚜
속세를 피해 바위 꼭대기에 수도원를 지었다는데, 금세 관광객이 따라왔다(1인당 입장료 3유로)
엄마가 핸드메이드로 그려주겠다는데 수도원에서 파는 관광상품을 두개나 사고 마는 아이들ㅋ

♡차에서 사는 가족의 유랑경로♡

한국 출발 -(러시아 횡단 :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오늘 현재)

매거진의 이전글 [81일 차]하마터면 끌어안을 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