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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Feb 16. 2023

신은 존재할까?

므츠헤타, 쿠다이시 in 조지아

김기사 혼자 마트가더니 한국 도시락(팔도)라면을 싹쓸이 해왔다.김남매는 긴 명세서가 좋다며 기념품으로 간직 하겠단다
어마어마한 조지아 연대기에 신의 존재를 믿기 시작한 뚜뚜(기독교와 조지아역사 기념비)/영적기운이 느껴지는 즈바리 수도원에서 뭔가 빌길래 물으니 뚜뚜왈 "게임 많이 하게 해주세요"
저 야경보고 알콜이 빠질순 없지!/엄청 설레며 와인따는 모습에 애들 왈 "엄마!귀여워! 꿀단지 따는 곰돌이같아"
"누난 내 기둥이야" / "엄마! 뱃속에 남자아이일까?여자아이일까?" 푸하하
"성당 문닫겠다 빨리 가자~" 아무리 말해도 "애들 귀에 경 읽기"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 주차장에서 저리 한 시간을..)
쿠다이시에는 러시아 지배하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가 참 많다. 용산의 삼각맨션이 전체 도시를 이룬 느낌.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지나오며 성당, 정교회, 모스크, 사원 등 종교와 관련된 여러 곳에 방문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뚜뚜가 조지아 연대기(Chronicles of Georgia)의 웅장한 건축물을 보고 진지한 얼굴로 고백하듯 말하는 거다.


"엄마! 나 조지아 연대기 보고 깨달았어!"

"푸하하 뭘 깨달았어?"

빵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


"하느님이 있는 거 같아!"

"ㅎㅎ 왜 그렇게 생각했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거 보면 있는 거 같아"

조지아나 그리스에서 신자들이 성상에 입을 맞추거나 튀르키예에서는 일상 속에서도 아잔소리를 계속 들어왔기에 그런 생각을 더 한 거 같다.


"주원아~그런데 왜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는 거 같아?"


"하느님이 병을 고쳐주고 그런 건 아닌데 사람들을 응원해 주기 때문이야. 사람들을 깨닫게 해 주는 거 같아. 그리고 우리가 슬플 때 괜찮다고 위로해 주니까 사람들이 믿는 거야"

"우와! 멋진 말이다. 근데 하느님이 응원을 어떻게 해줘?"

"신은 안 보여. 대신 귀에 소곤소곤 말해서 머릿속으로 들어와 응원하는 거야 "


"그럼 엄마가 주원이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응원하고 위로해 주면 엄마가 주원이의 신이 되는 거야?"

"지금은 아니고. 엄마가 더 잘하면 죽은 후에 신이 될 수도 있어"

푸하하 더 잘하란 소리로 들렸다.


우리 가족 무교라서 종교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돌아보면 나라별로 다른 종교가 존재했다.

그리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격렬하게 믿으며 숭배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리고

뚜뚜의(8살 주원) 말에 매우 깊게 공감한다.


신은 존재한다.

다만 각자의 신이 다 다를 뿐이다.

수 천년 전(예수 탄생 이전)  조상들에게 자연숭배가 있었듯,

인간에게 숭배대상은 늘 존재했다.

(혹은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나의 숭배대상은 누구(혹은 무엇)인가?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경로 ♡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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