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8시에 등교한다.
바투미 in 조지아
뚜뚜와 귀순이가 영화관 가자고 노랠 불러서 응답했다. 100년 넘은 건물에 구식의 매점과 작은 스크린이지만 연신 "엄마 최고!"라며 엄지척을 해주니 으쓱으쓱!(1인당 5000원) 영화 시작 전 3D안경을 모아두고 므흐한 표정으로 지그시 바라보는 뚜뚜좌/애들이 좋아하는 마블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영어로 나와서 김기사는 재미없었다고 투덜투덜ㅋ) 늦잠꾸러기 꼬꼬마들은 밤 8시에 Preply로 등교한다.(여러 나라샘들과 수업해봤는데 애들은 필리핀샘이 제일 좋단다.) 아무래도 저 미소에 반한거 같다. ㅋ "뚜뚜야~돌멩이처럼 웅크리고 뭐하니?" 엄마 몰래 듀오링고하는 뚜뚜다. 밖에 나가야 하는데 저리 숨어서 할 때가 있다.(저 사랑스런 자태!어쩔) 게임개발자가 만든거 같은 영어앱이다 고백하건대,
내 인생에 영어는 넘기 힘든 거친 파도였다.
나 때 공교육의 첫 영어수업은 중 1이었다. 첫 영어수업 때 선생님께서
"ABC는 다들 알 테니 넘어갈게요"
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날 처음 ABC를 영접한 날인데 다들 알고 있었다니~ㅋㅋ
나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범생인 데다 "느린 학습자" 였으니 영어시간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몇 번의 파도가(수능시험과 취업용 토익) 올 때마다 안간힘을 써서 고비를 넘겨왔다.
하지만 언어로서의 주기능인 영어대화는 불가능했다.
어쩌면 피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아.. 외국어는 내 영역이 아니구나.
다시 태어나야 하는구나.'
대학생 때 교환학생 신청도 피하고
한국문학번역원 재직 시 해외도서전 참가도 피하고
해외자유여행 대신 패키지여행 위주로 다녔다.
버뜨!
1년 동안의 자동차 자유여행을 하려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음을 알게 된 거다.
그래서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 2달 전 애들과 셋이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그 사이 김기사는 홀로 빡시게 러시아 횡단을 했다)
결론은?
아직도 잘 안 들리고 잘 말하지 못한다.ㅋㅋ
하지만 달라진 건?
이제 피하지 않는다.
잘 못 알아들으면
당황하지 않고
씨익 웃으면서 "please speak slowly again" 말한다.
웃음은 꽤 효과적이다.
일단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상대방 마음에 문고리를 만들어준다.
큰 파도가 올 때마다 두려움에 발버둥 치며 파도를 피하려는 것과 파도결에 내 몸을 맡기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안전할까?
나는
이제
내 몸에 원어민이 빙의한 것처럼
파도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8시에 preply.com로 등교한다.
(preply을 선택한 이유 : 교사선택권과 수업료 폭이 매우 넓다. (나는 30분에 1.5달러로 배우고 있다.) 이 사이트의 단점은 나와 맞는 선생님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수업료를 올리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이다. 이 곳은 완전자유시장이 펼치지는 세계다.)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 경로♡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