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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Jan 07. 2022

18화. 가면토론회를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글이 쓰고 싶어졌다.

두달 여 만이다. 

그 사이 해가 바뀌었다.

정치판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연예계 기사를 스킵한 지 오래되었다. 


매일매일 정치 카테고리에 재밌게 쏟아져나오는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솔직히 매주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본업이 바쁜 관계로 속으로 삭여야만 했다. 

엊그제 TV를 이리저리 돌리다 JTBC <가면토론회>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이번엔 정말 써야겠다 싶었다.

익명 토론 배틀이라는 컨셉은 나름 주의를 끌만 했는데, 야당 쪽 마라맛 가면의 첫마디를 듣자마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어투와 억양이 그대로 묻어나 피식할 수 밖에 없었다. 

시무7조 조은산씨의 출연도 그 자체로 놀라웠다. 이제는 국민청원을 넘어 개인 SNS에 올린 글이 기사화될만큼 유명세(?)를 탄 그는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과연 어떤 사람일까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그 이유를 말하자면 잠시 딴 길로 새야 한다. 


조은산씨와 함께 한동안 회자됐던 분이 지금도 부동산 논객(?)으로 예리한 글을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부동산 카페에서 유명한 삼호어묵 윤세경씨였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이 여러가지인데 일단 필력 하나만으로 나로 하여금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는 점, 그리고 그 필력으로 정부를 돌려깠다는 점, 마지막으로 나와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 내가 방점을 찍은 곳은 마지막 공통점이었다.      

시무7조 조은산씨는 국민청원으로 시작된 정부 비판을 시작으로 개인 SNS에서 비판 시리즈를 여러번 내기도 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만나 동네 아저씨 같다는 인상평을 남기기도 했으며, <가면토론회>에서 이준석 대표로 추정되는 마라맛에게 우리편 아니라는 핀잔을 듣긴 했지만 아무튼 그쪽에 앉는 제안으로 방송출연을 결정한 것을 보면 충분히 보수 성향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삼호어묵 윤세경씨는, 나는 다소 낯간지러운 입지전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왠지 본인이 반대할 듯 싶다. 윤세경씨 말대로 하도 답답해서 인터넷 카페에 몇마디 했던게 얼떨결에 화제가 되고, 언론에서 연락이 오고, 심지어 책까지 냈으며 어느새 부동산 논객이 됐으니 말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그 정책의 입안자들을 비판하면서 주로 이명박의 주택공급론을 비교하고, 여당의 180석을 만들어준 국민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표현은 보수 성향이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하지만, 윤세경씨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짜장이 싫다고 해서 짬뽕을 좋아하는건 아니니까'에 100% 공감하며, 나 역시 이제 흑백논리는 혐오에 가까울 지경까지 왔다.


딴길로 잠시 샜다가 돌아왔지만,

조은산씨와 윤세경씨, 그리고 나. 우린 분명 불혹을 넘긴 40대인데, 몇달 간 미디어에서 다루어져왔던 우리는 그 어느 세대에도 속하지 않는건가라는 의문을 품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거대 양당의 최대 목표인 2030세대가 스윙보터이며, 4050은 이재명, 6070은 윤석열이라는 여론조사와 어떤 프레이밍 속에서 괴리감이 들었던것이 사실이다. 

<가면토론회>만 보더라도 양쪽 방청석이 20대로 보이는 청년들로만 구성되었고, 이슈에 따라 여기가 유리하겠지 저기가 할 말이 많겠네 했지만, 패널들이 하는 얘기들을 가만히 들어보면 이놈 하는 말도 맞고, 저놈 하는 말도 맞는 것 같아서 그럼 나는 부동층인가 하면 또 나이가 2030이 아니라서 어디 토로할 데도 없다. 

내 관점에서 비호감 대선 속 후보 가족 무한 검증은 이제 별 감흥이 없다. 경력이 10개가 거짓인들 11개가 거짓인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이미지를 온전히 회복시키긴 어려울 것 같고, 자꾸 아들녀석들 가지고 흔들어대봤자 누워서 침뱉기 꼴이니 그것 또한 점차 잦아들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를 가르는 성패는 오롯이 후보자 본인에 대한 검증일텐데, 대장동이나 고발사주 이슈도 역대 대선에서 늘 그러했듯이 지지부진하다가 비로소 선거가 끝나야 다시 타오를테고, 남은건 결국 공약, 정책, 행동거지, 선거 이벤트들인데 공약과 정책들이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이라면, 중도층을 위한 진짜 정면승부는 공감할 수 있는 후보자들의 행동거지와 당 차원의 선거 이벤트가 될 거라고 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언더독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현재 기준 언더독을 위해 나 같은 40대 초반 일반인이 팁을 하나 주자면, 앞으로 이어질 후보자 토론에서나 선거 이벤트에서 선공할 포인트 중의 하나는 <가면토론회>에도 마지막 주제로 나왔지만 방역패스 논란이다. 일견 여당 편 이야기를 들어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미 19세 학생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형성된 이 상황은 정부 나아가 여당 후보를 지지하기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비밀 정책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백신 접종기 초반에 접종율을 올리기 위해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무한 책임지고 끝까지 보상과 지원을 하겠다는 그 믿음의 약속이 공수표가 된 것은 수많은 국민들이 백신 부작용의 인과관계 인정받기를 지레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국민청원에 올라오는 수많은 백신부작용 사례만 봐도 알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도층을 위한 선거 이벤트를 질적으로 다양하게 양적으로 풍부하게 마련해주길 거대 양당에 기대하며, 한편으론 내 편 같기도 한 새로운물결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참신한 정책들도 힘껏 소개해주길 레거시 미디어들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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