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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Mar 18. 2016

당신의 일부야..

(No reservation 中에서)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거야.

늦은 밤, 불꺼진 거실 소파 앞에 기대어 앉아서 홀로 멜로 영화를 본다는 것 말이야. 

그런데 이제 그런 날이 가끔씩 있어. 잔잔한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고 싶은, 애써 아닌 척 하고 있는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은 기분이 드는 날. 아니, 뭐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더라구. 
 다행인건 형이 나만큼 영화를 좋아해서 DVD 수집을 하고 있지. 그 중에서 나는 고르기만 하면 되는거야. 한동안 집에 있을때면 '오늘의 영화'를 외치면서 매일밤 거실을 나만의 극장으로 만들었지.
 어제도 그런날이었어. 문득 아닌 척 하고 있는 마음에 희망을 주고 싶어서, 잔잔한 멜로 영화를 골랐지. 
' 사랑의 recipe (원제: No reservation) '

사랑의 레시피 스틸컷


 잘은 몰랐지만, 그냥 내가 너무나 좋아라하는 캐서린 제타 존스가 나오는 영화라서 골랐어. 신비롭게도 매력적인 여인이지. 영화는 솔직히 너무 뻔하고도 흔할 법한 줄거리였어. 

캐서린이 유능한 chef인데 언니를 잃게 되서 조카를 키우고, 그러다가 같이 일하던 동료와 사랑에 빠진다는.. 물론 이게 다는 아니지만 대략 그래. 
 그녀의 러브스토리는 분명 현실에서도 그럴듯한 얘기지만, 조카가 등장하기때문에 이 얘기는 영화가 될 수 밖에 없는거지. 그부분에서 실망을 좀 하기는 했지만, 이건 <시네마 천국>이 아니니까..^^



 캐서린은 정말 능력있고, 인정받는 chef야. 그래서 최고의 chef가 되는게 그녀 인생의 목표지. 동료가 차츰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신의 자리까지 위협하게 되자 그녀는 사랑 감정이 싹틈에도 불구하고 그 동료를 매몰차게 포기해. 
캐서린: "여기에 내 인생 모든 것을 걸었어. 이게 바로 내 인생의 전부야. " 
동    료: "아니, 그건 당신의 일부야." 
 캐서린은 심리치료사를 찾아가서 넋두리를 하지. 인생에도 정해진 recipe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심리치료사는 대답하지.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recipe가 결국은 최고의 recipe라구..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최고의 목표에 집중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는 작아보일지 모르는 어느 소중한 것을 잊게 돼. 그러다 언젠가 적절한 시기에는  깨달을 수도 있는 건데, 우리 사는 얘기가 영화라면 말이야. 하지만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는게 바로 우리네 일상이지. 


 그런데 말야. 당신에게 늦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우린 단지 잊은 것 뿐이지, 잃은 건 아니니까.. 
그러니 당신의 잊고 있는 소중한 일부를 찾아.
그것이 사랑이라면 더더욱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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