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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Mar 22. 2021

알바장 만들어야 할까.

14년만의 아르바이트 체험기

중국어 과외 알바를 보기좋게 실패했다. 

"최초의 시도, 무응답, 일주일간 게시비용 3만원."

나에게 남겨진 요약이다. 

어렵사리 용기내어 붙여봤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다. 

한 통의, 한 톡의 문의조차 오지 않았다.

때가 때이니 만큼이라고 생각하는 자기위안은 그저 사치다.

다른 알바를 어서 구해야 한다. 


본업은 회사원. 

오래전 대학생이었을때, 학교에서 가끔 각종 자격시험 감독 알바를 한게 까마득하다. 

그 말은 그만큼 부모님 덕에 별 걱정없이 대학 졸업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평범하게 그럭저럭 먹고 살았다. 


2021년 2월, 인생 최대의 위기가 터져버렸고, 현재진행형. 

생각치도 못한 타이밍에 감당하기 힘든 빚이 생겨버렸다. 

대출받고, 사정하고, 계산하고, 상환하고.. 하.. 제대로 꼬였다. 

2월은 정말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떻게 버텨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요즘 흔히 유행하는 주식, 가상화폐 아니고, 부동산도 아님.


결국 급여의 상당부분이 대출이자 납부로 소멸된다. 

그럼 어느 지출을 줄일수 있을까.

마땅치 않다. 애초에 과소비를 하지 않는 삶이었기에. 

매월 10만원의 용돈도 인정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용돈은 참.. 필요한 것이다. 말해 뭐해.

받을수 없다면, 구해야 한다. 


대출을 이 은행, 저 은행 받으러 다니면서 처음 떠올린것은 사실 대리운전이었다.

대리운전은 알바라기보다는 부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2차 직업.

더구나 말그대로 생계를 위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분들과 경쟁하는건 아닌것 같다. 

그럼, 전공 실력발휘를 좀 해볼까. 

언급한대로 보기좋게 실패, 광탈. 뭐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편하게, 좀 고상하게(?) 벌어보려는 시도 역시 먹히질 않았다. 

3만원짜리 수업료는 더 아프게 다가왔다. '니가 하던거나 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하던거..


2003년 12월로 기억한다. 

우리들의 추억 "싸이월드"에 <택배장>을 연재했다. 

전역하자마자 선택한 성급한 복학. 

도태된 느낌으로 하위권 성적을 받아들고 휴학을 하면서 선택한 건, 택배회사 취업이었다. 

그 비싼 등록금을 낭비했다는게 너무 한심하고 부끄러워서, 

일종의 자학 개념으로 일부러 몸이 고된 일을 찾았다. 

중국 어학연수를 염두에 두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택배일을 마치면 중국어학원으로 향했다. 


그럼 다시 운전인가.


이제는 음식 배달도 전문배달원이 아니라 일반인이 가볍게 알바로 하는 시대.

그러나 나는 음식배달이 아닌, 공유렌트카 탁송 서비스 알바를 택했다.

이왕이면 철저한 비대면이 좋으니까.


클루의 아르바이트 재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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